문화재청 내년 3월까지 2500여 안내판 개선 추진

지자체·시민자문단 의견 청취
쉬운 문안·지역문화사 반영해
개선 사례 50건 우선 공개도
2022년까지 3500개 정비 목표

보물 제1200호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 문화재 안내판. 사진 왼쪽이 개선 전, 사진 오른쪽이 개선 후이다. 설명은 쉬워졌고, 상상도를 넣어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고려시대에 조각한 것으로 보이는 이 불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마애불상 중의 하나로 미륵불로 추정된다. 지상 3.3m의 높이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있는 불상의 15.6m, 폭이 8.48m가 되며, 연꽃무늬를 새긴 계단모양의 받침돌까지 갖추었다. 머리 위의 구멍은 동불암이라는 누각의 기둥을 세웠던 곳이다.

#고창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은 커다란 바위벽에 새긴 불상으로, 신체 높이가 약 15.7m, 무릎 너비는 약 8.5m이며 연꽃무늬를 새긴 받침돌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마애불의 양식으로 보면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지만, 조성 시기는 신라 말기,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으로 의견이 다양하고 백제 위덕왕 때 검단 선사가 새겼다는 전설도 있다.

보물 제1200호 ‘고창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 문화재 안내판 내용이다. 앞선 것은 기존 안내판의 내용이며 후자는 새로 개선된 안내판이다.

개선된 안내판은 확연히 달라진 것이 보인다. ‘마애불’이라는 전문용어 대신 ‘커다란 바위벽에 새긴 불상’이라고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검단 선사와 같은 설화를 넣어 흥미를 유발했다. 또한 마애불을 조성했던 당시의 상상도를 삽화로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올해 전국 1,392건의 문화재(국가지정문화재 534건·시도지정문화재 858건)에 설치된 약 2,500여 개의 안내판을 알기 쉽고 보기 쉽게 개선 중에 있으며 내년 3월 완료 예정”이라며 “올해부터 시작한 안내판 개선사업은 오는 2022년까지 약 3,500여 건의 문화재에 설치된 안내판 정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11월 27일 밝혔다.

정부혁신 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문화재 안내판 개선사업’을 위해 문화재청은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이해하기 쉬운 문안, 국민이 알고 싶은 정보 중심의 유용한 문안, 지역 고유 역사문화를 이야기로 반영한 흥미로운 문안을 개선 방향으로 정했다.

이어 국문과 영문 안내문안 작성 지침서 배포, 시민자문단 운영, 감수 체계 구축, 상시 점검과 주기적 교육 등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문화재 안내판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바꾼 사례 50여 건을 모아 12월 2일부터 국가문화유산포털 누리집(heritage.go.kr)을 통해 공개한다. 또한, 연말까지 총 30여 건의 문화재 안내판 개선 사례를 실은 사례집을 발간하고, 문화재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개될 문화재 안내판 중에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25호 안양 삼막사 사적비, 사적 제67호인 함안 성산산성, 등록문화재 제111호 태백 장성이중교도 있다. 

삼막사 사적비의 경우 “이 비의 비갓은 팔작지붕형이고 지대석(地臺石)은 땅에 묻혀 있다. 비문(碑文)은 마모가 심하여 판독이 어려운 상태이다” 등 설명이 어렵게 풀이됐다.

하지만 개선된 안내판은 “삼막사 창건과 그 이후 연혁을 기록한 비석이다. 사적비(事蹟碑)는 사찰이나 서원, 사당, 성곽 등의 역사를 기록한 비석을 말하며, 기적비(紀蹟碑)라고도 한다” 등 사적비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관람객이 읽을 수 있는 글자를 중심으로 해설하고 비석 구조를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올해 추진된 문화재 안내판 개선사례는 시민자문단·전문가 감수를 통해 일반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결과물인만큼 학교 교육이나 문화재에 흥미가 있는 국민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며 “남녀노소, 내외국인 모두에게 친숙한 안내판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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