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쉽게 전하고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어려운 불교 용어가 아닌 ‘인문학적 불교’로 다가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는 11월 22일 서울 종로 전법회관 회의실에서 ‘미래세대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불교를 전할 것인가’를 주제로 연찬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찬회에는 일선 중·고등학교에서 활동 중인 교사들이 발제자로 참여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방안들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신희정 창원중앙고 교사는 ‘인문학으로서 불교 교육 가능성 탐색’ 발표를 통해 불교가 청소년들에게 인문학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교사는 “현재의 청소년들이 쉽게 괴로움을 느끼지만 이를 다른 즐거움을 찾음으로써 회피한다. 이 같은 회피전략은 대상과 상황만 바뀔 뿐 괴로움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인문학으로서 불교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괴로움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고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리분석, 임상심리학, 문학과 철학, 그리고 역사 등 인문학의 방식과 힘을 빌려 불교는 청소년이 겪는 괴로움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고 회복하는 방법과 내면을 통찰하는 지혜를 길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소년에게 생소한 불교 용어로의 접근과 포교 목적으로 다가가는 인문학적 불교는 삼갈 것을 제언했다.

신 교사는 “불교를 포교하고 전법하려는 목적으로 다가가는 인문학으로서 불교는 청소년들과 진정성 있는 만남이 이뤄지기 힘들다. 또한 불교 고유 언어로는 소통이 불가능하다”면서 “불교는 청소년의 마음을 스스로 돌보고 올바르고 행복한 삶의 의미를 자신의 가치로 선택하도록 도움줄 수 있는 방식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권진영 동대부여고 교법사는 불교적 가치관에 바탕한 인성교육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권 교법사에 따르면 2014년 한국교육개발원 여론조사에서 초·중·고등학교 모두 현재보다 더 중시해야 할 교육 내용 1순위로 ‘인성교육’을 뽑았다. 하지만 공교육에서 종교적 인성교육은 어려움이 많다. 공교육에서 종교교육을 금지하는 종교자유 법령과 다른 종교에 대한 배타성은 공교육에서 종교인성교육을 현실적으로 어렵게 한다는 게 권 교법사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권 교법사는 “불교 인성교육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의적 체험활동, 방과 후 수업 등 실제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불교인성교육’을 다년간 실시했다. 그 결과 긍정적 피드백을 받았다”면서 △불교적 가치관 바탕한 각종 교구·교재 개발 △불교융합교육차원의 인성교육 플랫폼 구축 △불교교육과 인성교육 목적 정립 등을 방안으로 제언했다.

이밖에도 이날 연찬회에는 김은미 한국교원대 강사가 ‘불교관련 교사용 지침서 및 교사연수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해 발표를 진행했다. 또한 김영래 고려대 강사, 박범석 한국인성교육진흥원장, 김태영 동대부중 교사가 토론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