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 꿈꾸는 청년 인재 교육
‘취업적 출가’ 지원 증가하자
2005년부터 장기휴원 들어가
“역할 다해… 교육 포기 아냐”

출가자를 모집·양성하던 일본 천태종의 에이잔 기숙사. 2005년부터 이어진 장기 휴원 끝에 폐지가 결정됐다. 사진출처=교토신문

불교와 인연이 없지만, 출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출가자로 양성하던 일본 천태종의 에이잔 기숙사(叡山學寮)’가 폐지 됐다.

1115일 일본의 교토신문은 이 안타까운 소식을 보도했다. 폐지에 붙여 일본 천태종측은 일정 역할을 다한 끝에 자연스럽게 폐지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1995년 일본 천태종은 불교와 인연이 없지만 출가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공모, 지도하는 교육기관인 에이잔 기숙사를 개원했다. 2년제의 기숙사는 본산에서 교학과 수행을 배운 후 정식으로 구족계를 받는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지원자들이 불교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종교적인 신심과 인성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했다, 당시 일본 천태종은 승려의 세습화가 진행되면서 종단이 폐쇄적인 사회가 되는 것을 피하고, 새로운 바람을 환기하기 위함이라고 개원 취지를 밝혔다.

개원 첫해에는 전국의 지원자가 쇄도해 정원을 꽉 채우는 등 사회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첫 기수의 수료자들도 낙오자 없이 출가해 모두 각자 수행을 거듭하거나, 말사 주지로 취임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기숙사가 개원된 시기와 일본의 경제 불황이 겹치면서, 지원자들 가운데 안정적인 취직처로써 출가를 희망하고 있는 등의 문제도 발견됐다. 기숙사 공모에 따라 매년 일정 수의 지원자는 있었으나 종단이 바라는 인재상과의 차이가 점점 커졌다. 결국 지난 2005년 교육방식과 지도방법을 재검토하자는 의미에서 모집을 중단, 무기한 휴원에 들어갔다.

일본 천태종은 종단차원에서 운영위원회를 발족, 검토를 거듭한 끝에 올해 8월 하순 완전폐지로 결론을 매듭지었다.

운영위원회는 경제 불황등 사회상황이 크게 변화함에 따라, 신앙에 대한 생각과 사상도 크게 변했다며 더 이상 기숙사를 운영하는 데 유효한 방법을 도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본 천태종 교학부장 모리타 겐신 스님은 수료생들 가운데는 현재 천태종에서 가장 어려운 수행중 하나로 꼽히는 12년간의 칩거수행(籠山行)을 희망하는 이는 물론, 각지의 말사나 지방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에이잔 기숙사는 일정의 역할을 모두 다했다이번 폐지가 교육의 포기가 아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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