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차 위례천막결사 주말 법회 현장을 가다

조계사·봉은사 신도 200여 명
기도·염불·참선 등 정진 이어가
“9명 스님들 무탈회향” 기원도

비닐하우스 상황 메모로 짐작만
일교차 심하고 화장실 막히기도
어려움에도 9명 대중들 정진 중

조계사, 봉은사 사부대중은 11월 23일 위례천막결사 상월선원을 찾아 기도와 참선 정진을 진행했다. 사진은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들이 도량을 돌며 결사 대중 스님들의 무탈회향을 기원하고 있다.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위례 신도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벌판에 신묘장구대다라니가 울려 퍼졌다. 대중들은 결기에 찬 목소리로 다라니를 외우며 삼보에 귀의하고 삼독심을 가라앉혀 깨달음에 다다를 것을 서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9명의 스님들이 지난 1111일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 동안거 입재를 한 후 2주차를 맞은 상월선원은 외호 대중들의 정진 열기가 뜨거웠다.

조계사와 봉은사 사부대중이 기도 정진을 진행하고 있다.

1123일 찾은 위례 상월선원 천막법당에는 조계사와 봉은사 사부대중 200여 명이 자리했다. 또한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윤성이 동국대 총장, 조성민 동국대 의료원장, 박범훈 조계종 불교음악원장 등 불교계 오피니언 리더들도 참석했다.

이들 대중들은 오후 2시부터 신묘장구대다라니 봉독을 시작으로 108배와 정근, 참선 등을 이어갔다. 40여 분 진행된 참선 시간에는 근현대 선지식 전강 스님의 생전 육성 법문이 함께 이뤄졌다.

참선 후 약간의 휴식 시간을 가진 대중은 다시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를 이어간 뒤 도량을 돌고 선원 울타리에 소원등을 달았다. 소원등의 소원지에는 자신을 위한 내용도 있었지만, 결사 대중 9명의 스님들이 건강하게 무탈하게 안거를 회향하기를 기원하는 내용들도 적지 않았다.

법회 동참 사부대중이 참선을 하고 있다.

매일매일 외호 대중 정진
이 같은 외호 대중의 정진은 매일 이뤄진다. 조계사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에 상월선원을 찾아 정진한다. 봉은사는 둘째, 넷째주 목요일에 개최하던 상설음악회 박범훈의 소리길 여행의 장소를 상월선원으로 옮겼으며, 매주 토요일 마다 봉은사 사부대중들의 정진 동참로 이뤄진다.

또한 조계사와 봉은사의 정진 이외에도 매일 전국 각지 사찰과 단체에서 상월선원을 찾아 기도와 참배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1122일 서울 구룡사, 의왕 용화사가 상월선원을 찾아 기도에 동참했으며, 특히 구룡사는 합창단 음성공양을 진행하기도 했다. 용인 대덕사의 다도반은 매일 선원을 찾는 대중들에게 차 공양 봉사를 하고 있다.

법회 동참 대중들이 상월선원 울타리에 소원등을 달고 있다.

어려움 곳곳 발생수행 계속된다
안거 입재 후 이제 2주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선원 내부의 어려움은 현재 하루 한번 공양을 위해 설치한 통로로 주고 받은 메모를 통해서 짐작을 할 뿐이다.

상월선원 외호 대중에 따르면 입재 직후 이어진 몇 차례의 비로 선원 스님들의 수행처인 비닐하우스에 비가 샜고, 오직 양치만을 위해 설치된 세면대의 다리 한쪽이 부러졌다.

이에 외호 대중들은 비닐하우스 전체에 비닐 한번 더 덮어 우선 조치를 취했다. 세면대는 스님들에게 공양통로로 자를 건네 수치를 재게 한 후 메모된 크기대로 부재만을 반입시켰다.

내부 일교차가 매우 심하다는 메모도 있었다. 낮에는 비닐하우스의 특성 상 내부온도는 30도에 이르지만, 저녁이 되면 영하권으로 온도가 급감한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로 인해 감기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회에 참석한 조성민 동국대 의료원장은 감기 환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비상 감기약을 먹고 괜찮아졌다는 메모를 전했다고 들었다면서 “9명의 정진 대중 스님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약과 비상 상비약들을 상시적으로 넣어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회 동참 대중들이 상월선원 뒤편 미륵불 참배를 위해 산길을 오르고 있다.

상월선원 한국불교 중흥불사
이날 선원을 찾아 기도 정진을 이어간 대중들은 상월선원의 천막결사가 한국불교 중흥불사로 이어질 것을 기대했다.

윤재웅 동국대 사범대학장은 고려 보조국사 지눌의 정혜결사와 근현대 성철 스님의 봉암사 결사 이래 이 같은 청정수행 풍토 진작을 위한 결사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면서 도심포교를 위한 새로운 사찰을 건립하는 데 수행정진을 통해 터를 닦는 9명 스님들의 노력이 감격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상월선원유튜브 채널을 보고 선원 기도에 동참한 젊은 불자들도 있었다. 김규리(30, 서울 성북구) 씨는 상월선원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인데 흥미가 생겨서 직접 상월선원을 찾게 됐다. 오랜만에 교외에 나와서 기도를 하고 소원등도 달아서 기분이 좋다면서 앞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선원 안에서 정진하시는 스님들이 힘드실 것 같다. 마음을 내서 수행하시는 스님들이 존경스럽다. 무탈하게 정진을 마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상월선원 유튜브를 보고 찾아온 젊은 불자들이 소원등을 달고 있다.

함께 온 김근영(27, 서울 성북구) 씨도 앞으로 선원 스님들의 건강하게 무탈하게 정진을 회향하시길 바란다면서 젊은 불자들도 주말에 상월선원을 찾아 기도 정진하며 외호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는 126일부터 시작될 예정인 체험수행에 대한 기대도 컸다. 상월선원 옆에 조그맣게 마련된 체험동의 첫 수행체험에는 이기흥 중앙신도회장과 윤성이 동국대 총장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기흥 회장은 9명 스님들의 수행에 비하면 제 수행은 맛보기에 불과하다. 원래 1주일하려했는데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서 23일만 수행체험에 동참한다면서 이곳서 발현된 수행정진의 열기가 한국불교 중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신도들도 상월선원 천막결사에 동참하자고 독려했다.

울타리 넘어 굳게 걸어 잠긴 상월선원의 문. 여러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지만 대중 스님들은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수행체험 동참 결의도 있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매주 이곳을 찾고 있는데 올 때마다 행복하다면서 “곧 체험동 운영이 곧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 역시 상월선원 수행체험에 동참해 한국불교 중흥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중들의 정진 열기에 대해 상월선원 총도감 혜일 스님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혜일 스님은 비가 새고, 화장실이 막히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원 대중 스님들이 열심히 정진하고 계신다면서 천막결사 안거가 유례없는 일인 만큼 외호가 쉽지는 않지만, 많은 사부대중이 선원 현장을 찾아줘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대중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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