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과 도봉을 듣다-이호신 생활산수전
2020년 1월 31일까지 서울 JCC아트센터

구작과 신작 40여 점 수묵화 선봬
북한산·도봉산의 진면목 재구성
산수와 어우러진 도심·사찰 풍경
실경산수·생활산수·생활풍속도
진관사·망원사 등 10여 사찰풍경도

북한산의 기경과 도봉산의 영봉을 수묵의 진경으로 만난다. 그 기경과 영봉의 수묵 속에는 부처님의 집들도 들어있다. 북한산과 도봉산에 깃든 사찰들을 한 폭의 수묵 속에서 만날 수 있다.

오랜 시간 우리의 풍경을 수묵으로 그려온 이호신(62) 화백이 11월 15일부터 2020년 1월 31일까지 서울 JCC아트센터에서 초대개인전 ‘북한산과 도봉을 듣다-이호신 생활산수전’을 개최한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그린 그림과 2019년 새로 그린 그림을 합친 150여 점 중에서 40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생활산수’를 표방한다. 관념으로 채색하지 않는 이 화백의 그림 속에는 행락객들의 모습과 원경 속 도시의 아파트가 산수와 어우러진다. 실경산수, 오늘의 삶이 녹아든 생활산수다.

이 화백은 오랫동안 전국의 산하와 마을, 사찰, 서원 등을 수묵으로 그려왔다. 우리의 풍광과 문화유산 그리고 그 속에 스며있는 ‘우리’를 그려왔다. 그는 쉼 없이 진경으로서의 산을 화폭에 담아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북한산과 도봉산을 새롭게 보여준다. 가장 높은 곳에서 산세를 굽어보는 대관적 시선으로부터 풍경과 사찰의 조화, 근경의 바위와 폭포에 이르기까지, 전체와 부분이 어우러진 가운데 산의 일부로 자리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안순모 JCC미술관장은 “이호신 화백이 그린 북한산과 도봉산을 처음 보았을 때의 감각이 선연합니다. 마치 직접 보는 듯 시원하게 시야가 트이는 작품에서, 직접 가도 보지 못할 아름다움을 진경으로 담아내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고 했다.

이 화백은 이번 전시를 위해 북한산과 도봉산을 오르고 또 올랐다. 같은 곳을 계절을 달리해 반복적으로 오르고, 길을 달리해 오르며 서울의 진산인 북한산과 도봉산이 지닌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첩에 옮기고 재구성하여 화폭에 담았다. 그림은 생활산수가 되어 오늘의 우리를 풍광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 시대의 산수풍속도라고 할 수 있다.

그가 화폭에 농축시킨 북한산과 도봉산의 풍경들은 진경이면서 현실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이호신의 세계다. 눈으로 본 풍경이 아니라 묵은 안목으로 그려낸 그림이다. 수십 년간 인문정신 속에서 사생해온 이 화백은 이번 작품들 역시 자신의 인문안목으로 북한산과 도봉산의 진면목을 그려내고 있다.

“그가 화폭에 농축시킨 대관소시(大觀小視)의 기관(奇觀)을 보노라니 미상불 감탄을 넘어 경배의 마음마저 든다. 본다고 보는 것이 아니다. 그의 안목 앞에 처음 전모를 들킨 도봉의 영봉과 북한의 기경을 만나러 가자.”

정민(한양대) 교수가 위와 같이 밝힌 이번 이 화백의 그림들은 3m의 대작부터 각각의 봉우리, 자연과 어우러진 우리 문화유산인 사찰과 탑 그리고 근경의 특징적인 북한산과 도봉산의 생태까지 다양하게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또 하나 눈에 띠는 것은 진관사, 망원사 등 10여 점의 사찰풍경들이다. 대부분 부감으로 그려진 사찰의 모습들 역시 산수와 어우러진다. 이 화백은 산과 하나가 된 사찰을 그리고 있다. 이 역시 진경들이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그림들이다. 절은 산의 일부로 그려지고, 산은 절로 인해 풍경으로 완성된다.

현장에서 사생한 화첩을 통해 작품제작의 과정을 볼 수 있고, 영상을 통해 이호신 화백의 작가적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이호신 화백은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성균관대학교 미술과 강사를 역임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이화여대박물관 등에서 실기 지도 및 특강을 했으며, 1989년부터 지금까지 2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환경부장관상(2003년)을 비롯해 다수 수상했으며, 〈화가의 시골편지〉, 〈가람진경〉 〈길에서 쓴 그림일기〉 등 다수 출간했다. (02)2138-7373.

이호신 作, 삼각산 진관사. 198×133cm.
도봉산 구봉사와 서광폭계곡. 67×14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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