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22일 초타라호르서 기념식수… 복원기금 후원

KPK주 초타라호르 훈드박물관서
교류 기념명패 달고 보리수 식수
조계종 유적복원기금 5만$ 후원

조계종은 KPK주 고고학부의 불교 유적 발굴을 후원하고자 5만 달러를 전달했다. 사진은 원행 스님이 모하마드 고고학부 부국장에게 후원금을 전하는 모습.

한국과 파키스탄이 서기 384년 백제를 통해 한반도에 처음 불교를 전파한 마라난타 스님의 행적을 기리며, 1600년이 지난 오늘날 불교 교류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파키스탄 정부 초청을 받아 1116일부터 24일까지 파키스탄 내 불교유적을 순례하는 조계종 대표단은 22일 마라난타 스님의 고향 초타라호르에서 카이베르파크툰크와(이하 KPK)주 주최 기념식에 참여, 이슬람국가임에도 불교유적 보존에 심혈을 기울인 파키스탄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기념식은 초타라호르 내 훈드박물관에서 진행됐다.

파키스탄을 대표해 기념식에 참석한 KPK주 고고학부 박하트 모하마드 부국장은 “2009년 개관한 훈드박물관은 많은 간다라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은 고대 불교문화 중심지로서 전세계에 불교를 전파한 역사적인 장소라며 간다라는 꽃향기로 가득한 땅이라는 뜻이다. 조계종의 방문으로 이곳에 부처님 광명이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인사했다.

마라난타 스님의 고향 초타라호르 소재 훈드박물관에서 간다라유물을 살펴보는 스님들.

이에 원행 스님은 마라난타 스님이 한반도에 전한 부처님 가르침의 인연을 되새겼다. 스님은 대한민국의 오래된 역사서는 마라난타 스님이 서기 384년에 백제에 와서 불교를 전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제가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출가해 수행한 곳 또한 백제 지역의 대표적인 사찰 금산사라며 한국의 불교도들에게 마라난타 스님의 불법 전파가 소중한 역사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저 개인에게도 참으로 고맙고 귀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이어 불교의 인연법을 강조하면서 1600년이 지나 한국과 파키스탄이 불교라는 공통분모로 교류하게 된 데 기쁨을 표했다. 스님은 파키스탄 곳곳에 있는 불교 유적들은 곧 파키스탄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이고 소중한 역사이자 모든 생명의 삶의 현장이었다면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파키스탄의 불교문화 유적 발굴과 보존, 활용이 더 잘 이뤄져 많은 세계인들이 파키스탄을 방문하고, 자비와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으로 순례가 끊이지 않도록 기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훈드박물관 앞에는 조계종의 방문을 기념하는 명패가 제막됐다. 마라난타 스님으로 맺어진 인연을 되새기는 내용이 담겼다.

KPK주는 이번 교류를 기념하기 위해 훈드박물관 인근에 조계종의 방문 내용을 담은 영문 명패를 달고,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보리수 묘목을 심었다. 영문으로 제작된 명패에는 초타 라호르에서 태어나셔서 384년 백제왕국에 불법을 전하신 마라난타 존자를 기리며라는 문구와 간다라지역(파키스탄)과 조계종의 교류를 기념하며 원행 스님이 명패를 제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원행 스님은 파키스탄의 이 같은 환대에 화답하고자 KPK주에 고고학부 불교문화 유적 복원 후원금 5만 달러(한화 약 5900만원)를 전달했다.

조계종의 첫 파키스탄 초청 순례는 간다라미술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에도 이슬람국가라는 이미지 때문에 교류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불교계·미술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 세계 불교계와 교류하기 위해 접촉한 파키스탄도 한국·태국과의 교류 물꼬를 트면서 불교유적 복원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훈드박물관에 제막한 조계종 방문 기념 영문 명패.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훈드박물관에서 보리수를 심으며 파키스탄 순례와 불교 교류를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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