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육원, 교육교역자 순회 간담회

13·15·18일 권역별로 진행
교육현장 목소리 수렴 목적
각양각색 비판·제언 쏟아져
의견 바탕해 교육 방향 설정

조계종 교육원은 11월 13·15·18일 세 차례에 걸쳐 ‘교육기관 교육교역자 순회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조계종 교육원

“사찰 승가대학을 기본교육기관으로 하고 동국대·중앙승가대·기본선원은 전문과정으로 변화했으면 합니다.”

“현재 표준교육과정 34과목은 너무 많습니다. 명확한 기준을 선정해 과목 조정이 필요합니다.”

조계종 승가교육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와 개선 방안에 대한 교역자 스님들의 제언들이 쏟아졌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진우)은 11월 13·15·18일 세 차례에 걸쳐 ‘교육기관 교육교역자 순회 간담회’를 개최했다.

권역별로 나눠 송광사, 봉녕사, 동화사에서 진행된 이번 순회 간담회는 제8대 교육원장 진우 스님의 첫 공식 행보로, “현장 의견을 수렴해 향후 승가교육 지표를 만들겠다”는 진우 스님의 운영 목표가 반영됐다.

세 차례에 걸친 간담회에서 승가대학·대학원 상주 교수들은 다양한 제언들을 내놨다. 교과목 부문에서는 교과목 수가 필요 이상으로 많으며, 6·7대 이후 조정된 교재의 한글화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비구니 승가대학의 한 교수 스님은 “사찰 승가대학 과목이 34과목으로 정착된 것은 중앙승가대와 동국대의 커리큘럼을 따르다 보니 생긴 일로 알고 있다. 전통 강원에서는 전체 과목을 줄여나가고, 그에 맞는 시험제도가 뒤따라야 한다. 중앙승가대, 동국대는 기본 과정 부문에서는 별도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한문은 없애야 될 것이 아니라 융합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계종 승가교육 현안인 교육기관 조정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종단 기본교육기관을 사찰승가대학으로 단일화하고 중앙승가대·동국대·기본선원을 전문교육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교육 체계가 완전히 다른 전통 강원과 일반 4년제 대학을 하나로 묶은 것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도 나왔다.

한 비구니 교수 스님은 “중앙승가대를 졸업하면 학위와 자격증을 받는데 전통 강원인 사찰승가대학을 졸업하면 아무 것도 없다. 누가 고생하며 사찰승가대학에서 수학하겠는가”라며 “교육목표가 완전히 다른 전통강원과 중앙승가대, 동국대, 기본선원을 한 테두리 안에 가둬놨다는 것이 문제다. 교육원의 기본교육에 대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승가교육 내용과 기관 개편을 논의할 때에 ‘출가자 양성’이라는 특수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총림 승가대학의 교수 스님은 “승가교육 내용·기관 개편을 이야기할 때 보편성보다는 특수성에 무게를 뒀으면 한다. 승가교육기관은 단순히 교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출가자에게 가장 중요한 예법, 습의 등을 교육하고, 올바른 수행관을 심어주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기본교육기간은 수행자를 양성하는 최소한의 기간이라고 바라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교육교역자 정년제와 연구성과물 제도 폐지, 행정 서류 간소화 등의 의견들도 제기 됐다.

교육원장 진우 스님은 간담회 현장에서 기초 교리에 충실한 승가교육을 추진하고 바른 승가상 정립에 힘쓸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우 스님은 “종단의 승가상이 바로 서고, 스님들이 국민들에게 존경심을 받도록 위상을 갖춰간다면 출가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교육원뿐만 아니라 전 종단이 함께 이뤄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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