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정부 국빈 초청으로 파키스탄을 방문한 조계종 대표단이 11월 17일 부처님 고행상의 한국 전시라는 뜻깊은 성과를 냈다. 1700년 전 마라난타 스님의 한반도 불교 전래 이후 파키스탄은 이슬람 국가로 한국불교에서 잊혀진 나라였지만 이번 방문을 통해 다시금 불교문화 교류의 장이 열렸다.

조계종 대표단의 귀국 후 고행상의 한국전시가 본격 추진된다. 많은 불자들에게 사진으로만 접하는 고행상 친견은 다시금 환희심을 자아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고행상과 함께 추가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인도 부다가야의 한국사찰 건립과 같은 파키스탄 내 불교사찰 건립이다. 이슬람 국가에서의 불교사찰 건립에 대한 긍정적 화답은 그동안 불교에 배타적으로만 알아왔던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사라지게 한다.

그동안 한국불교계는 많은 불교국가와 정기적인 대회와 함께 성지순례를 골자로 한 민간교류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기독교 국가, 혹은 이슬람 국가와의 불교문화를 골자로 한 교류는 개별적인 방문 외에는 한국불교계에서 사실상 전무했다. 이번 파키스탄 정부의 열린 자세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종교로서 기독교, 이슬람 국가에 접근하기 보다는 문화교류로 종교간 간극을 좁히는 것이 우선이란 점이다. 채식을 중심으로 한 사찰음식, 그리고 불교음악과 무용 등 이웃종교가 국교인 나라에서도 얼마든지 거부감이 없이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단이 많다. 이미 독일 등 유럽에서는 고려불화가 한국전통미술의 최고봉으로 평가받고, 사찰음식 또한 한국전통음식의 일종으로 호평받고 있다.

파키스탄 국빈초청 방문 이후 조계종을 비롯한 한국불교계가 새로운 마인드를 가지고 해외 불교문화교류의 새 장을 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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