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결사 입재, 새 시대 수행결사 막 오르다

상월선원 동안거 천막결사에 참여하는 9명의 스님들. 3개월간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채 1일 1식하며 정진한다.

불기 2563년 동안거 결제를 맞아 전국선원에서 일제히 안거가 시작된 가운데 한국불교 최초의 동안거 천막결사도 시작됐다.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 대중은 11월 11일 결사현장에서 안거 입재에 들었다. 천막결사는 3개월간 폐관 수행으로 외부와 접촉을 끊은 채 묵언으로 하루 14시간 이상 수행하게 된다. 이번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결사란 평가를 받고 있다.

 1. 이판사판 ‘한판’ 결사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 대중은 11월 10일 입재 전날 결사 외호대중과의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날 만남의 자리에는 결사대중으로 참여하는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성곡, 무연, 호산, 재현, 심우, 진각, 도림, 인산 스님 등 9명의 대중 스님들과 총도감 혜일 스님, 원명, 환풍, 담화, 가섭, 탄문, 법해 스님,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윤성이 동국대 총장 등 출재가를 막론한 외호대중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만남에서 결사 지객을 맡은 수국사 주지 호산 스님은 “이번 결사는 이판과 사판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수행정진하는 한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결사에는 대표적인 사판승으로 꼽히는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수좌 스님으로 현재 조계종 중앙종회 사무처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 호산 스님 등이 함께 참여했다. 폐관 수련이지만 천막법당 내에서는 함께 경책하며 수행하게 된다. 그동안 다양한 수행정진은 산중선원과 사찰의 수행가풍을 높였지만 이번 결사서는 실질적인 사찰 행정을 담당하는 스님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향후 수행가풍을 사찰 일선에서의 포교와 전법 등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2. 대중동참 ‘열린’ 결사 

이번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스님들만의 결사가 아닌 대중이 함께 하는 결사란 점이서 그동안 한국불교의 다른 결사와 차이점이 있다. 상월선원 천막법당 옆에는 천막결사 체험동이 준비되고 있다. 체험동은 결사대중이 정진하는 천막법당과 비슷한 조건으로 4~5명이 정진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2박 3일, 일주일 등 다양한 동참이 가능하다.

구체적인 운영방안은 외호대중 총도감 혜일 스님을 중심으로 모색 중이다. 현재까지 40여 명이 넘는 재가신도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며 11월 16일 첫 정진과 함께 토요정진단으로 이름하여 재가신도들의 입방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상월선원 천막법당 앞에는 기도실이 마련돼 있다. 스님들의 폐관 수련과 함께 재가자들의 기도정진도 함께 진행된다. 11월 14일에는 서울 봉은사 대중이 기도와 함께 봉은사서 진행해오던 목요음악회도 함께 기도실에서 진행했다.

 3. 유튜브 ‘디지털’ 결사 

다른 결사와 다르게 이번 천막결사는 포교와 전법에까지 영향이 미치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도입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유튜브와 네이버 밴드를 통한 디지털 미디어의 활용이다. 이러한 소통은 디지털 기록으로 남아 또 다른 가치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상월선원 천막결사는 지난달 유튜브에 ‘천막결사 상월선원’ 채널을 열었다.

입재 전부터 천막결사 준비 과정과 결사대중 스님들의 인터뷰, 기도동참 안내, 상월선원 찾아오는 길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구독자는 320여 명 수준이지만 점차 수가 늘고 있다.

네이버 밴드 ‘상월선원’은 유튜브에서 전하지 못한 교계, 일반언론의 보도내용과 함께 댓글을 통한 대중들의 의견을 받고 있다. 현재 600여명의 대중들이 참여해 결사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천막결사 외호대중으로 참여하는 황순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는 “불교는 출가자 감소 등 위기에 처해있다. 시대 흐름과 호흡하는 한국불교 중흥의 촉발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결사가 나왔다”며 “디지털 기록으로 결사의 의미를 새롭게 했다는 것과 사판 스님들도 함께 수행을 하며 승단에 수행가풍 진작이란 바람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수행과 신행, 전법의 새로운 바람이 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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