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석 연구위원, 불교학연구회 학술대회서 주장

불교 3.1운동 만해 스님 주도
용성·백초월 스님 적극 참여
선현 활동 조명할 기념관 全無
승가제도·근대교육 조명 발표도

불교계 3.1운동을 조명할 수 있는 기념관 건립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사진>은 11월 9일 동국대 혜화관 고순청세미나실에서 ‘3.1운동 이후 불교지성의 100년간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린 추계학술대회서 3.1운동기 한국불교의 활동을 분석하고 현창·계승 방안을 내놨다.

‘3.1운동기 한국불교의 역동성과 현재적 반성’을 발표한 김 연구위원은 불교계 3.1운동을 확산시킨 것은 만해 한용운 스님이며, 측면에서 적극 가담한 인물은 백용성 스님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만해·백용성 스님이 옥고를 치루고 있을 때 불교계 3.1운동을 이끌고 간 사람은 백초월 스님”이라고 전제했다.

김 연구위원은 “불교계는 자비와 평등, 자유와 평화를 중시하므로 만세시위나 만해 스님의 ‘조선독립의 서’, ‘대한승려연합회선언서’에서도 세계평화를 지향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면서 “내가 살기 위해 타인이 고통받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불교계 3.1운동 정신을 현창·계승하기 위해서는 운동의 전체상을 조망할 수 있는 밑그림이 그려져야 한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만해·백용성 스님의 재판기록, 일본 고등경찰보고서, 만세 시위 현황자료, 회고록 등을 통해 연구하며 관련 박사학위자가 배출돼야 한다고 봤다.

이와 함께 많은 승려와 교도들이 희생하며 이뤄진 3.1운동을 제대로 조명할 수 있는 기념관 건립도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불교계에 만해기념관은 몇 군데가 있지만, 3.1운동기념관은 없다”면서 “불교계 3.1운동기념관을 건립하고 찾아오는 내방객들에게 불교계 3.1운동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알게 하면 1석2조의 포교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단에서는 유명 만화가를 통해 불교계 3.1운동을 조명하는 만화 작품을 만들게 하고, 유튜브에 관련 콘텐츠를 올려야 한다”면서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학술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자료를 통해 검증된 사실들이 콘텐츠화 돼야 역사가 왜곡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세미나서는 승가제도와 교육을 주제로 한 연구도 발표됐다. 고상현 조계종 교육원 연수팀장은 ‘3.1운동 이후 승가제도와 근대 교육’을 통해 3.1운동기의 승가조직과 교육에 대해 조명했다.

고 팀장은 “승가교육은 개화기와 대한제국기를 거치면서 새로운 근대적 교육으로의 발전을 도모했다. 내전의 불교교학 중심에서 사회와 역사를 이해하는 교육으로 변화한 것”이라면서도 “일제 강점으로 인해 근대교육이라는 것은 조선교육령에 의한 체재로의 편입을 의미한다”고 한계점을 지적했다.

이어 “일제 식민지정책에서 변환을 가져오는 3.1운동 전후에도 일제 체제에 편입하고자 하는 정책이 진행됐다. 각종학교에서 전문학교로의 승격이 이를 말해준다”며 “그럼에도 불교계는 자주적 종단 형성과 근대적 교육으로 발돋움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가 ‘한국불교의 근대성과 탈근대성’을, 김성연 동국대 교수가 ‘3.1운동 이후 한국 불교도의 정체성’을 각각 발표했다.

논평자로는 박수호 중앙승가대 교수, 한동민 동국대 교수, 김영진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 조기룡 동국대 교수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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