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전국비구니회 제12대 회장 본각 스님 취임
11월 13일 서울 전국비구니회관서
1000여 사부대중 운집해 축하인사
복지·교육·세계화 등 과제로 제시
강남구에 백미 전달해 자비나눔도
“소통과 화합 그리고 협력이라는 가치가 비구니승가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중공의에 의해 운영되는 열려있는 전국비구니회, 6천여 비구니스님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전국비구니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조계종 전국비구니회 제12대 회장 본각 스님이 11월 13일 서울 일원동 전국비구니회관서 열린 취임법회를 통해 이 같은 취임 일성을 했다. 앞서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비구니승가의 파열음을 덮고, 모든 비구니스님들의 협력을 통해 전국비구니회 도약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이날 본각 스님은 복지체계 보완·인재육성·대사회활동·한국불교 세계화라는 4대 과제를 제시하면서 비구니승가의 법맥을 면면히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본각 스님은 “안정적인 수행환경은 ‘전법실현과 불법홍포’라는 출가 초발심을 지켜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의료서비스와 노후 주거 등에서 소외된 비구니스님들의 고충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종 연수와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 초심행자와 사미니의 교육환경 개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본각 스님은 또한 “사찰음식, 템플스테이의 활약을 계기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비구니스님들의 역사를 조명하는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것 ”이라며 “장엄한 과업은 저 혼자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같은 곳을 향해 나아갈 든든한 도반이 필요하다. 제가 가고자 하는 길에 관심과 격려를, 미전한 점에는 애정 어린 비판과 경책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치사를 통해 “본각 스님은 수행자뿐만 아니라 교육자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4년간 비구니승가의 화합과 변화를 이끌어 낼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며 “제12대 전국비구니회가 비구니승가 앞에 놓인 난제들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총무원장으로서 비구니스님들과 항상 소통하고 어려운 점을 경청해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고 본각 스님 취임을 축하했다.
동국대 이사장 법산 스님과 비구니 원로회 부의장 일법 스님은 본각 스님에게 4년간의 소임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알리고, 이로써 한국불교 발전의 한 축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법산 스님은 “본각 스님은 평소 승가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화엄 공부에 매진한 수행자이자 학자, 존경받는 지도자로 살아왔다”며 “비구니스님들이 더욱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말했다.
이어 일법 스님은 “치열하게 한평생을 살고도 잠시의 휴식도 없이 산적한 비구니회의 숙제들을 떠안아 짊어지고 가야 할 본각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과 연민의 마음이 든다”면서 “혼탁한 세상의 가치를 바로잡고 부처님 가르침으로 선도해 한국불교 발전의 한 축이 되도록 정진하자”고 강조했다.
이외에 2015년 한일 반가사유상 교류로 인연을 맺은 일본 쥬규지(中宮寺) 주지 히노니시고우손 스님, 대만불교 비구니협진회 초대회장 경정 스님과 현 회장 상로 스님, 박양우 문체부장관(이우성 종무실장 대독), 주호영 국회 정각회 명예회장, 전현희 강남구 국회의원도 축사에서 전국비구니회 발전을 기원했다.
전국비구니회는 이날 제12대 회장 취임법회를 기념하며 강남구에 쌀 3000㎏을 기탁하며 자비행을 실천, 겨울에 접어드는 길목에서 지역사회에 훈기를 불어넣었다.
취임법회에는 금강선원장 혜거 스님과 원로의원 일면 스님, 학교법인 능인학원 이사장 도진 스님, 군종교구장 혜자 스님, 중앙승가대 총장 원종 스님, 비구니회 원로스님들, 일본 중궁사와 대만 협진회 스님 등 승가에서 1000여 대중이 참석했다. 또한 주호영 국회 정각회 명예회장, 박양우 문체부장관, 정순균 강남구청장과 법룡사·금륜사 대중이 자리했다.
한편 본각 스님 회장 취임에 앞서 선거 경쟁후보였던 前회장 육문 스님과 본각 스님 학력의혹을 제기한 상덕 스님이 비구니회 화합을 강조하는 입장문을 내면서 비구니계는 빠르게 갈등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육문·상덕 스님은 11일 “돌이켜보면 서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을 대중 상호간에 반목하게 한 것은 지혜가 없고 부덕한 소치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관용과 용서의 갈림길이란 선착장에서 자비의 바다로 함께 항해해 나갈 시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배는 앞에서 이끌고 후배는 뒤에서 따르며, 서로 실천하고 격려와 동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