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과 불사리 11월 12일 조계사서 봉안, 18일까지 친견 기회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은 11월 12일 국립박물관으로부터 장기대여한 사리 82과를 조계사 대웅전에 봉안, 고불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환지본처하는 불사리(佛舍利)를 한 자리에서 친견할 수 있는 마지막 친견 기회가 열렸다.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관장 탄문)은 11월 12일 국립박물관으로부터 장기대여한 사리 총 82과를 조계사 대웅전에 봉안, 고불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불교중앙박물관은 2017년부터 3개년 계획으로 국공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던 사리를 사찰에 봉안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분황사 석탑사리 및 김시습 부도사리 등 총 40과를 이운했으며, 2018년에는 황룡사지 및 감은사지 출토사리를 포함해 총 7과를 이운 완료했다. 마지막 해인 올해는 총 82과의 사리가 출토지와 가까운 사찰의 석탑과 불상에 봉안될 예정이다.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이 조계사 봉안 사리를 불단에 봉안하고 있다.

82과의 사리 출토지는 청양 도림사지 삼층석탑 사리 1과, 보령 성주사지 출토사리 17과, 전 남원사지 출토사리 4과, 광주 서오층석탑 사리 56과, 순천 매곡동 석탑사리 4과이다.

행사는 먼저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사리를 내오는 이운식으로 진행됐다. 조계사 일주문을 지나 조계사 대웅전 불단에 사리가 봉안되는 동안 불자대중은 함께 정근을 진행했다.

고불식에서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부처님을 향한 그리움이자 불교신앙의 결정체인 불사리는 만고풍상과 함께 인위적인 격변의 시간들을 거치며 청정도량의 탑과 불상들이 아닌 박물관 수장고에 부득이 하게 보관되는 안타까운 일이 이어졌다. 오늘에서야 부처님 가르침과 당시 백성들의 발원이 깃든 사리가 불법의 도량에 다시 나투셨다. 이러한 역사와 함께 불사리 친견을 통해 우리 마음은 감동과 환희로 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사리 봉안을 계기로 신앙으로서의 중심이 다시 서기를 기원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축사를 통해 “아쇼카 왕은 사리를 8만 4000개로 나누었고, 인도 전역에 탑을 세워 사리를 봉안했다. 부처의 뜻을 남기고 보존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사리는 이처럼 신앙의 대상으로 중요한 산물이기에 사찰에 봉안했을 때 더 의미가 깊다고 판단했다. 부처님의 성스러운 공간인 조계종에서 사리가 잘 보존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행사서는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의 고불문과 이원종 불교중앙박물관 홍보대사의 발원으로 회향됐다. 이 홍보대사는 “신앙의 귀의처로 모신 불사리로 인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이뤄지길 간절히 기원하고 함께 서로 존중하는 세상에서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쉼없이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봉안된 불사리는 11월 18일까지 사부대중에게 그 모습을 보인 후 사찰로 돌아간다.

이원종 불교중앙박물관 홍보대사가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스님들이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조계사로 사리를 이운하고 있다.
가마에 실린 사리함에 예경을 표하는 스님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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