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서 함께 춤 춘 스님들
청년 포교 위해 무대 올라
“평화의 가르침 알아가길”

브레이크 댄스와 불교를 접목한 카와하라, 아스카이 스님. 사진출처=마이도뉴스

일본의 국보를 소장한 산문(山門)에서 벌어지는 댄스타임. 춤을 추는 이들은 다름 아닌 젊은 스님들이다. 스님들이 사찰에서 특별한 댄스공연을 펼친 소식을 111일 일본의 인터넷 매체 마이도나 뉴스가 전했다.

일본 교토 히가시야마 지구에 위치한 고찰 지온인(知恩院). 일본 정토종의 총본산이자 종조 호넨(法然) 스님의 묘소가 있기로 유명하다. 지온인의 산문에 해당하는 삼문(三門)은 높이 25m의 거대한 문으로 일본의 국보로 지정돼 있다.

가을을 맞이해 지온인에서 한 달간 열리는 야간 라이트업 행사에 맞춰 이 문 앞에 설치되는 특설무대에서 두 명의 스님들이 브레이크 댄스 공연을 선보였다. 출연자는 지온인의 소임을 보고 있는 카와하라 코키 스님과 아스카이 죠지츠 스님. 20대 동갑내기의 두 스님은 대학시절 같은 댄스 동아리에서 함께 춤을 시작했다. 비록 서로 다른 종단에 속해있지만 춤으로 하나 되어 동고동락해왔다.

댄스 공연은 지난 5월부터 기획했다. 코키 스님은 야간 라이트업 행사 기획회의에서 대학시절 브레이크 댄스를 했다는 말 한마디에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스님은 회의를 진행하던 다른 스님들과 직원들이 농담조로 공연을 해보자고 제안한 것이 실현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웃어보였다.

코키 스님은 미국에서 태어난 브레이크 댄스는 불교의 가르침과 통하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브레이크 댄스는 미국의 갱단들 간의 항쟁을 멈추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했으며, 점점 인종과 국적을 묻지 않는 춤으로 발전했다는 게 그 이유다. 스님은 브레이크 댄스는 평화와 평등의 바람이 담겨있다. 이 메시지는 불교의 개조인 석가모니 부처님은 물론, 정토종의 종조인 호넨 스님의 가르침과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코키 스님은 댄스 전에 간단한 법문을 준비하고 있다. 공연을 보러 온 젊은이들이 불교나 사찰에 흥미를 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죠지츠 스님은 종파의 벽을 넘어 젊은 스님들이 함께 불교의 가르침을 펴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공연에 나서는 포부를 밝혔다.

두 스님은 평화와 평등의 바람이 담긴 마음으로 춤을 출 것이라며 단순한 댄스 공연이 아닌,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공연이 성황리에 회향되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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