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11월 5일 환수 고불식
모니터링 중 美경매 출품 확인
종단·사찰·정부 연계해 되찾아

19세기 유행한 도상 지닌 불화
畵師 민규 추청… 화맥 파악도

조계종은 11월 5일 총무원 1층 로비에서 범어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사진은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내빈들이 신중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국외로 유출됐던 조선 후기 불화가 60여 년 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조계종(총무원장 원행)115일 총무원 1층 로비에서 범어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환수고불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 호계원장 무상 스님, 교육원장 진우 스님, 포교원장 지홍 스님,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 총무원 기획실장 삼혜 스님, 최응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 등 사부대중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에 환수된 범어사 신중도. 19세기 유행한 도상을 지닌 중요한 불화이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치사를 통해 신중도의 환수를 환영했다. 스님은 종단은 사찰을 떠난 우리의 문화유산을 되찾기 위해 쉼 없이 정진해 왔고 이러한 조그마한 결실이 오늘의 고불긱으로 이어지게 됐다면서 아직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많은 성보문화재들이 오늘을 계기로 하루 속히 원래의 자리에서 예경을 받을 수 있도록 사부대중 모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신중도는 조계종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긴밀한 협조와 원 소장처인 범어사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 9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해외경매시장에 출품된 한국문화재 모니터링 중 신중도 1점을 발견하고, 이를 조계종에 알렸다. 조계종은 곧장 전체적 화풍과 화기 일부를 조사했다. 이를 통해 신중도가 1891년 화승 민규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현재 범어사 칠성도와 화기의 구성이나 내용이 유사함을 확인했다. 또한 범어사 극락암에 봉안됐던 작품인 것도 확정했다. 국외 유출 시기와 이유는 특정할 수 없으나 한국사회 혼란기였던 1950~60년대로 추정된다는 게 조계종의 분석이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치사를 하고 있다.

이후 조계종 문화부와 범어사,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환수 추진단을 구성해 응찰을 통한 환수를 결정했고, 지난 106일 미국 LA서 진행된 경매에서 신중도를 낙찰 받았다. 신중도는 지난 1030일 한국으로 이운됐으며 서울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에서 간단한 보존처리를 마쳤다. 환수고불식 이후에는 본래 자리인 범어사에 이운·봉안된다.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환수된 신중도는 1891년에 조성돼 칠성도와 마찬가지로 범어사 극락암에 봉안되었던 불화로 추정된다면서 범어사는 극락암 신중도 환수를 계기로 현재 도난·유출돼 있는 범어사와 교구말사의 성보들을 온전하게 제 위치로 모셔올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환수된 범어사의 신중도는 19세를 대표하는 화승인 민규 스님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향후 성보 문화재 환수를 위한 마중물이 되길 서원하며 환수기금 1000만원을 쾌척했다.

범어사 신중도는 예적금강, 마리지천, 위태천 등 중요한 불교 호법신을 중심에 두고 양쪽에 천상의 신과 불법을 지키는 팔부중 신상 등을 채워넣었다. 이는 19세기 중후반 유행한 도상으로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에도 유사한 104위 신중도(1862년작)가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조계종 문화부는 “‘범어사 신중도19세기 후반에 조성되기 시작한 104위 신중도 형식을 계승한 19세기 후반 불화로 현전하는 사례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20세기에 조성된 104위 신중도의 전통을 보여주는 중요한 불화라며 주존의 도상부터 위태천 주변의 산신 조왕신 등 표현되어 있는 등 19세기 후반 신중도의 특징이 잘 반영되어 있으며 전체 구성도 안정감 있고 존상 표현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신중도의 귀환으로 19세기 화승 민규의 화맥이 범어사를 중심으로 계승됐음이 향후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향후 성보 문화재 환수를 위한 마중물이 되길 서원하며 환수기금 1000만원을 쾌척했다.

조계종은 11월 5일 총무원 1층 로비에서 범어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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