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조동종, 안락사 문제에 불교좌담회 열어

조동종 연구센터 연구원 스님들
안락사·존엄사 불교관점서 살펴
몸과 마음 편하려 선택한 안락사
불교서 말하는 안락과 거리 멀어

안락사에 대한 좌담회에서 의견을 밝힌 조동종 종합연구센터의 후루야마 스님(사진 왼쪽)과 우노 스님. 사진출처=JB프레스

최근 안락사 혹은 존엄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 과연 불교적인 입장에서 안락사는 가능한 일인지, 일본에서 특별한 좌담회가 열렸다. 지난 1024일 일본 언론사 ‘JB프레스는 안락사에 대한 불교의 입장을 특별 보도했다.

일본 조동종 종합연구센터의 연구원 후루야마 켄이치 스님은 먼저 안락사에 대해서 안락사란 그리스어로 선한 죽음을 뜻하는 Euthanasia를 번역한 말이다. ‘안락이란 몸과 마음에 고통이 없이 즐거운 것을 뜻하고, 또 그 말은 불경에서 나온다. 행복을 뜻하는 범어 sukha가 그 어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안락사가 과연 편안하고 행복한 죽음을 뜻하는지에 대해서는 거듭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후루야마 스님은 불교의 안락은 단지 심신의 즐거움이 아닌, 수행의 결과인 깨달음의 경지에서 오는 상태를 말한다. 단순히 고통이 없음을 안락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불교의 안락이라는 입장에서 타인의 도움을 받아 맞이하는 죽음을 안락사로 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후루야마 스님은 이어 하지만 일방적으로 안락사는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그 전에 죽음을 맞이한 이가 자신에게 무엇이 남았는지, 어떤 해야 할 것이 있는지는 생각지 않고 단지 몸과 마음이 편안한 죽음만을 바라고 안락사를 택하는 것은 재고해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자신의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들 가운데, 존엄하게 죽고자 존엄사의 형태로 안락사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 동 연구소의 우노 젠치 스님은 환자가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이나 상태가 심각해지기 전, 가족이나 의사에게 존엄사를 이야기하는 경우는 분명히 있다고 동의했다.

우노 스님은 자신의 자유의지와 결정이라는 점에서 그러한 선택은 분명 의미와 가치가 있다며 최근 이 같은 풍조가 강해지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불교에서 인간의 가치는 그 사람의 직업이나 활동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존재한다는 그 자체로 평등하게 존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안락사라는 죽음의 문제에 집중하기보다 삶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노 스님은 선가에는 ‘100세를 살아도 하루 좌선한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단 한 순간이라도 삶속에서의 가치를 발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부처님의 시간을 찾은 것이다. 죽음을 논하기 전에 자신이 살아온 삶을 먼저 돌아보는 것은 어떤가라고 조언했다.

이어진 좌담회에서 주변에 피해를 입히고 싶지 않아 안락사를 선택하는 일이 자주 보인다는 질문에 이르자 두 스님은 주변을 위한다는 목적이 있다 해도 그 죽음을 마치 가치 높은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후루야마 스님은 생명에 대해서 나의 생명이라고 생각하며 마치 자신의 소유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인연법으로 보자면 한 사람의 생명 안에는 가족, 친척, 친구, 공동체가 모두 들어 있다거듭 강조하지만, 단지 편안한 죽음만을 생각해 가볍게 안락사를 선택하지 않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두 스님은 안락이란 몸과 마음의 편안함이 아닌, 삶과 죽음이 함께하는 그 속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죽어서 좋다면, 반대로 살아서 좋은 것도 있는 것이라며 단지 삶과 죽음이라는 양 단적인 선택만을 바라보지 말 것을 끝으로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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