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사회복지사2급 학점은행과정에 등록을 하고 공부를 해왔다. 기왕에 본사의 사회복지법인에 상임이사의 일을 보고 있었고, 제대로 공부를 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침 종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종무원 중에 지난해 학점은행 과정을 거쳐 사회복지사 공부를 한 사람이 있어 자문을 받았다. 공부를 하면서 이 공부를 시작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다.

그저 관념적으로만 복지에 대해서 알고 있었는데, 얼마나 부족하고 잘못된 이해가 많았나 많은 반성을 하기도 했다. 강의듣기와 보고서제출,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고 누가 도와주는 사람도 없었지만 꾸준히 잘 공부해내었다는 기쁨이 남았다. 문제는 사회복지실습 과정이었다. 시간으로 120시간을 온전히 채워야 했다. 하루 8시간씩 하면 15일이다. 마침 잘 아는 비구니스님이 복지관에서 일하고 있어 상담을 했더니 본인이 일하는 복지관에서 실습을 받아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제대로 공부를 해서 불교사회복지에 전문성을 가지고 일을 해보라고 자기가 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였다.

10월 초부터 복지관의 담당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일정을 조정하였다. 본사와 종단 등 중요한 행사나 회의가 있는 날은 빼고, 주말을 제외하고 날을 잡아보니 10월 말까지면 거의 마칠 수 있을 것 같았다. 비구니스님은 자신이 담당하지 않고 실무자에게 나의 실습을 맡겼다. 내 입장에서도 오히려 제대로 실습을 할 수 있는 맘 편하고 좋은 결정이었다.

실제로 사회복지관에서는 실습생을 잘 받아주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기관에서 해야 할 기본적인 업무가 많기 때문에 실습생을 받으면 교육하고 관리하는 부가적인 일이 생기기 때문에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찌보면 많은 혜택과 배려를 바탕으로 실습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무척 고마운 일이다. 한 달 가까운 기간 동안 복지관에 다니고 있는데 실제로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과 복지관 직원들의 일상은 상당히 바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나로 인해 불편과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마음을 많이 써야 했다.

젊은이들이 없다고 하는 지방의 작은 도시 복지관에서 한 달 가까운 실습기간은 그동안 보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우리 주변의 현실과 삶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지역과 인근 지역의 젊은 친구들이 복지관에서 일하며 이 지역에서 평생을 살면서 늙어온 어르신들과 함께 호흡하고 보다 나은 복지 프로그램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있다. 대도시로 떠나지 않고 남은 사람들이 요소요소에 있는 것이다.

응급안전 알림서비스 직원과 현장에 나갔을 때 여성 직원들이 전자장비를 자연스럽게 설치하고 조정하며, 좁은 농로를 여유 있게 후진하며 운전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표하자 사회복지사는 누구든 승합차 운전 정도는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담담한 태도에 마음이 따뜻해지며 참 귀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실습이 막바지에 이른 지금 돌이켜 보면 정말 다양한 경험과 체험의 시간을 가졌고, 자주 접하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과 직원들은 이름도 다 기억하고 친근함이 많이 형성되었다. 복지관에서 자주 만난 어르신들과 관장 스님은 실습이 끝나더라도 다시 오라고 말씀하곤 한다.

잊지 않고 자주 오리라생각을 다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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