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옥천사 청련암 만일계가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이를 기념하는 학술세미나가 1026일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옥천사 청련암 만일계와 옥천사 사찰계를 조명하는 논문들이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청련암 만일계는 당대 강백이었던 서응 스님이 발원해 창립했으며, 하루 4번 염불을 하고 봄 가을로 불공을 올릴 것을 독려했다. 이 같은 청련암 만일계는 6.25한국전쟁 이후인 1957년까지 이어지며 염불수행을 이어갔다.

1957년 이후 잠시 단절됐던 만일계는 지난 92일 입적한 승욱 스님에 의해 다시 이어졌다. 1996년 승욱 스님은 만일계를 정토만일봉사회로 새롭게 조직됐고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만일봉사회는 염불수행뿐만 아니라 사회봉사와 아동 복지 등의 사업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사찰계와 관련된 연구도 눈길을 끌었다. 사찰계는 조선 후기 억불의 시대에 경제적 자구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발전했다. 옥천사에서도 11건의 사찰계가 1744년부터 1966년까지 활동했다. 이를 통해 옥천사는 어려운 사찰 재정을 극복했다. 서울과 일본으로 유학승을 보냈으며, 부산대 설립기금도 낼 정도였다고 한다.

이 같은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사찰계들은 어려움을 기회를 만들기 위한 공동체였다는 점이다. 함께 정진하며 바른 신앙활동을 이루고, 나아가 사찰을 보호할 수 있는 재정도 만들어졌다.

한국불교가 위기라고 한다. 출가자도 신도도 줄어들고 있다. 위기의 시대, 한국불교에는 다양한 사찰계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대승보살행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작지만 강한 원력의 공동체인 사찰계가 현대적 모습으로 화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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