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윈산 종교상징 은폐 나선 중국공산당

4A급 관광지 링윈산 일대서
마애와불·거대석불 은폐해
종교상징물 제거 방침 거세

길이 72m에 달하는 마애와불을 가리기 위해 대나무 구조물을 설치하는 모습. 사진출처=비터 윈터

중국공산당이 불교와 도교의 순례지로 유명한 쓰촨성 링윈산의 종교상징 은폐를 위해 대대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의 종교 자유와 인권문제를 다루는 온라인 매거진 비터 윈터(Bitter Winter)’ 1021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은 링윈산 내 수천 개의 종교상 등을 은폐하는데 최소 약 113만 달러(한화 약 132000만원)를 사용했다. 쓰촨성 남서부 난충시에 위치한 링윈산은 중국 내에서도 4A급 관광지로 선정될 만큼 자연·문화적 요소가 뛰어난 곳이다. 4A급 관광지는 가장 높은 5A급의 바로 다음 단계로, 중국 내에서도 많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관광지다.

링윈산은 지난해 9월 모든 종교적 요소를 제거하라는 중국공산당의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7개의 대형 조각상과 수천 개의 소규모 조각상, 기호, 표지판 등이 사라졌다. 이뿐만 아니라 종교적 조각상과 관련된 모든 홍보 콘텐츠도 관광지의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삭제됐다.

중국공산당의 명령에 의해 가려진 대표적인 종교 상징물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열반을 묘사한 길이 72m의 마애와불이다. 마애와불은 대나무 구조물과 대형 천으로 가려져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지역주민에 의하면 마애와불을 가리는 데는 한화 약 33000만원이 소요됐다. 이는 마애와불을 조성하는 데 들어간 예산보다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광객은 정부가 납세자의 세금으로 인력과 자원을 낭비해 종교 상징물을 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높이 99m 크기로 조성되던 석불은 미완성 상태로 작업이 중단됐다. 링윈산의 가장 유명한 명소로 꼽히는 미완성 아미타석불은 높이 99m로 설계되고, 주변 절벽에 9999개의 작은 불상을 조각해 만불을 표현하려 했다. 하지만 중국공산당의 종교 상징물 제거 방침으로 인해 불상 상체(높이 48m)7000개의 작은 불상만 완성된 뒤 공사가 중단됐다. 작업자들은 이제 석불을 가리기 위한 옹벽 건설작업에 나섰으며, 여기에는 한화 약 9400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33점의 관음 석상, 24점의 나한 석상, 11점의 석굴 등이 담벼락이나 대나무 등에 의해 가려졌다.

불교 상징물 외에 도교사원의 뜰을 장식한 5개의 큰 조각상도 제거돼 건물만 남게 됐으며, 도교의 십이금선(十二金仙) 중 하나인 자항진인(慈航眞人) 동상은 나무판자로 가려져 있다가 나중에 아연도금 철판으로 밀봉됐다.

비터 윈터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의 이 같은 방침은 종교상징물을 가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폭약 등으로 파괴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다만 링윈산은 산사태 등 별도의 재난이 발생될 가능성이 있어 종교 상징물을 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링윈산 인근 주민들은 지방관리들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경찰을 배치해 동상 은닉 작업을 방해한 사람은 누구든지 체포하겠다고 말했다고 호소했다.

한 마을 주민은 마오쩌둥 시대에 사원이 철거되고 불상이 파괴된 일이 지금 다시 벌어지고 있다. 시진핑의 명령에 누가 감히 싫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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