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안거 성만 알리는 회향법회
“공양물 뺐겼다”며 몸싸움 벌여
위장 출가자인지 조사도 진행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불교 최고의 성지 부다가야에서 출가자들 간의 몸싸움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10월 14일 인도의 ‘타임즈 오브 인디아’ ‘원 인디아’ 등 현지 언론들은 이 공양물 분배를 두고 다툼을 벌인 스님들의 소식을 보도했다.
사건은 10월 13일, 부다가야의 마하보디(Maha Bodhi) 대탑에서 일어났다. 당시 대탑에서는 부다가야 국제불교협회의 주관으로 우안거가 성만했음을 부처님께 알리는 회향법회가 봉행됐다. 이번 법회는 베트남에서 온 불자들을 공덕주로, 부다가야에 상주하며 우안거를 성만한 내빈 스님들에게 가사와 보시금을 공양 올리는 식순이 준비됐다.
하지만 공양물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행사장 한쪽에 앉아있던 출가자들 중 일부가 소동을 일으켰다. 이들 중 몇몇은 받았던 공양물을 빼앗겼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감정이 격화되면서 몸싸움이 일어났다. 특히 싸움을 시작한 두 스님 중 한 스님은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마하보디대탑의 소임자인 찬달리 스님이 경찰에 제출한 경위서 따르면 “행사장 한쪽에 4~50여 명의 출가자들이 앉아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법회에 내빈으로 초대받지 않은 이들로, 본래 공양물을 받을 자격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으로 많은 불교도들이 충격을 받았으며,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유감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당시 법회에 참가했던 여러 불자들도 “문제를 일으킨 출가자들은 법회장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그 어떤 식순에도 참석하지 않은 별개의 그룹”이라고 증언했다. 어느 불자는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신 곳에서, 가사를 입은 출가자들은 오히려 재물을 탐해 싸운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마하보디사원 운영위원회의 위원장 아비섹 싱 씨는 “CCTV를 통해 문제를 일으킨 이들을 확인했으며, 주범인 2인에 대해 형사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두 사람이 적절하게 수계를 받은 출가자인지, 혹은 출가자를 가장한 걸인인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비섹 싱 씨는 “만약 실제 등록된 출가자라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서 국제불교협회는 두 사람을 멸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실제 부다가야에서는 최근 불교 출가자를 가장한 걸인 혹은 타종교 수행자들의 훼불행위와 과도한 구걸행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인도 성지를 다니다보면 출가를 가장한 사람들이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분장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도불교의 현주소를 느낄 수 있지만 그들에게 공양을 올립니다.
공양자의 눈을 속이기 위해 읽는 단 한줄의 경문이지만 그 공덕으로 다음생에서는 진정한 불자로 만나자고 발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