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차문화硏, 10월 26일 고궁다담 개최

“언제 이렇게 고궁의 전각에 앉아 옛 선조들처럼 차를 마셔볼 수 있을까요. 우리차의 소중함을 함께 느낄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단풍이 한창인 10월 26일, 아름다운 조경과 건축으로 유명한 창덕궁에서 일반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전통다회가 열렸다.

‘고궁다담(古宮茶談)’ 고궁에서 다담을 나눈다는 이번 전통다회는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과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가 주관했다. 다회 자리가 열린 곳은 창경궁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통명전이었다.

10월 19일 창덕궁 낙선재에서 고려전통차를 시연한 1차 고궁다담에 이어 열린 이번 고궁다담서는 조선 후기의 전통차가 선보였다. 이날 제공된 차는 녹차로 19세기 초의 스님 이후 선비들이 수양의 의미로 즐겨 마시던 차였다.

행사를 주관한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장은 “조선 초의선사의 다맥을 이은 응송 스님으로부터 이어진 다법”이라며 “우리가 흔히 차를 우려낼 때 70도의 물로 우려내지만 여러 기록을 보면 뜨거운 물에서 우려마시는 탕법이 전통으로 자리하고 있다. 오늘 차는 사찰에서 전해지는 탕법”이라고 밝혔다

박 소장은 이어 “이렇게 좋은 경치에서 차를 만든 이들의 정성과 차를 마시는 이들의 마음가짐을 한번 더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우리 정신문화의 정수인 차문화가 역시 그만한 격조가 있는 곳에서 대중에 소개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평소 갖고 있었다”고 다회 의미를 덧붙였다.

이날 다회에는 영화배우 류승룡 씨를 비롯해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등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대거 찾았다.

류승룡 씨는 “고려단체를 비롯해 전통 차문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그동안 무지했구나 느꼈다. 일상사 다반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 선조들은 차를 많이 마셨는데, 현재 우리들은 커피문화로 차문화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단아한 우리 전통의 차문화 대중화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은 “궁이라고 하는 공간은 차를 마실 때 깊게 지긋이 살피고 시간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회에는 고궁 찾은 모로코 관광객을 비롯해 많은 일반 시민들이 참여해 차를 즐겼다.

페이스북에서 이번 고궁다담 소식을 듣고 참여한 성수연 씨는 “고궁을 방문할 기회조차 많지 않은데, 이 곳에서 차를 마실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대중들이 차문화를 즐길 수 있는 많은 자리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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