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일 위원, 〈불교조각 발원문 선집〉 발간

총 3권, 953페이지 방대한 분량
불상 234건 발원문 원문 수록해
20년 수집… 향후에도 조사 계속
문화·인물사 기초 연구작업 ‘중요’
“발원문 선집, 누군간 해야 할 일”

최선일 문화재청 감정위원이 최근 발간한 '조선 후기 불교조각 발원문 선집'

부처님과 보살을 형상화 한 ‘불상’에는 다양한 복장물들이 들어간다. 복장물에는 경전부터 귀금속, 후령통과 함께 발원문도 포함돼 있다. 특히 발원문은 불상의 조성 시기와 이유들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기록으로 불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 하지만, 발원문은 불상 내부에 봉안된 복장물이어서 연구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최선일 문화재청 감정위원이 최근 발간한 〈조선 후기 불교조각 발원문 선집〉은 가치가 크다.

총 3권으로 발간된 〈조선 후기 불교조각 발원문 선집〉은 953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선집에는 총 234건(1권 62건·2권 83건·3권 89건)의 불상 조성 및 개금발원문 원문과 사진이 수록됐다.

이는 모두 최 위원이 20년 동안 직접 조사하고 수집한 것들로, 선집에는 시대별로 분류해서 게재했다. 1권은 17세기 전반이며 2권은 17세기 후반, 3권은 18세기~20세기 초반까지다.

조선 후기 조각승들의 활동과 계보들을 연구하는 최 위원은 일찍부터 발원문이 가지는 사료적 중요성을 파악했다.

20년 간 전국 사찰 불상들을 조사하면서 스님과 동료 연구자로부터 불상 발원문 사진과 복사본을 구했으며, 발원문은 틈틈이 석문(釋文) 작업을 했다. 모르는 한자는 학문적 스승인 송광사 박물관장 고경 스님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최선일 문화재청 감정위원이 '조선 후기 불교조각 발원문 선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 위원은 “불교조각에 관련된 문헌기록인 발원문, 묵서, 사적기 등은 사찰에 비장돼 접근이 어렵다. 기존 공개된 문헌기록은 원본 사진을 보며 석문작업을 해서 오탈자가 많아 반드시 원문을 구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면서 “당대 최고 학승이셨던 故 지관 스님이 정리하신 〈한국고승비문선집〉 같은 저서를 보면서 이 같은 작업이 후학들에게 발품을 팔지 않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선행 작업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발원문과 같은 문헌 기록들은 불교미술사 연구 영역을 확장시켜줄 수 있다고 봤다. 실제, 발원문 등 문헌기록은 불상이 어떻게·누가·왜 조성했는지를 알게 하며, 이를 통해 당시 사찰 경제·문화부터 인물교류사까지 연구를 확장할 수 있게 한다.

최 위원은 “발원문은 불상을 만든 시기, 봉안처, 연화질, 시주질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돼 불교 조각사뿐만 아니라 지역사와 인물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간기·전적 등 흩어진 자료들을 수집·집성해야 불교미술 연구가 풍성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최 위원은 〈조선 후기 불교조각 발원문 선집〉을 시리즈로 계속 발간할 계획이다. 불상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최 위원은 “지금도 발원문 연구와 수집은 계속 진행 중”이라며 “우리나라 불교조각과 관련된 문헌 기록은 대략 400여 건에 이른다. 이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정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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