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선종본산 해운정사 불조심인전등다례대재

선종본산 해운정사가 불조심인전등다례대재를 봉행했다. 그에 앞서 대중들은 용맹정진하며 깨달음을 이룬 조사 스님들의 가르침을 이어 갈 것을 발원했다. 종정 진제 스님이 대중들을 경책하며 화두를 들고 더욱 더 정진 할 것을 당부했다.

가섭존자, 아난존자, 상나화수 존자석가모니 부처님의 심인법을 계승한 108명의 조사 스님들의 이름이 차례로 불려졌다. 하얀 목련 꽃처럼 청정하게 한복을 입은 다인들이 차를 들고 나와 불심인조사전 앞에 차를 올렸다.

밤을 새우며 화두를 들고 참구한 불자들이 회색 법복을 입고서 다례재 가운데 자리를 지키고 서 합장을 했다. 화두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를 붙들고 씨름하며 종정 진제 스님이 내리치는 죽비로 자신을 다잡으며 하루 이틀 밤을 지새운 그들의 얼굴에는 맑은 미소가 번졌다.

철야용맹정진 수행의 정수
다례재로 조사 스님 공덕 찬탄
지역 시민 위한 나눔 한마당
불철주야 오직 정진하라 당부

해운정사(조실 진제)()진제선세계화회는 1022일 제5회 불조심인전등다례대재를 부산 해운정사 경내 불심인조사전에서 봉행했다.

불조심인전등다례대재는 부처님의 제79대 법손인 진제 스님이 부처님 이후 인도, 중국, 한국을 거치며 면면히 이어온 108명의 조사 스님께 헌다 공양을 올려 공덕을 찬탄하는 자리이다. 매년 이어온 다례재는 지난 해부터 지역민에게 세계 각국의 찻 자리로 차향을 나누고 어르신을 위한 경로잔치를 베풀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한마당으로 회향됐다.

다례재에서 종정 진제 스님이 헌화하며 조사 스님들의 공덕을 찬탄하고 있다.

특히 다례재 전, 23일 동안 사부대중이 모여 용맹정진하며 조사 스님들의 심인법을 이어 영원한 행복을 얻겠다는 결의로 정진했다.

해운정사 선방에서 진행된 용맹정진에는 비구, 비구니, 우바이, 우바새 등 200여명이 동참했으며 정진하기 전 종정 진제 스님이 직접 화두를 내려주고 참구하는 법을 상세히 일러줘 사부대중은 더욱 정진의 열기를 더했다. 또 밤에는 지친 대중을 위해 종정 진제 스님이 직접 각 선방을 돌며 경책하고 화두를 놓치지 않기를 재차 강조했다.

용맹정진은 오직 입선과 죽비예불로 진행되며 잠을 자지 않고 모든 대중이 화두만 붙잡는 말 그대로 철야용맹정진이다.

용맹정진에 동참한 불자들은 정진했지만 이제 시작이라며 더욱 열심히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연수 불자는 종정 스님께서는 어디에서나 화두를 참구하고 챙기라셨는데 사실 삶속에서는 쉽지 않았다이번에 용맹정진을 하면서 화두를 놓치지 않고 매순간 챙기려고 집중을 했는데 사실 이번에도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님들과 도반들이 있어 힘내서 회향 했고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장예람 불자는 종정 스님께서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라고 참구하라셨다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여했는데 죽기 전에 꼭 알고 싶다. 계속해서 정진해 나갈 것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불조심인전등다례대재는 명종으로 시작을 알리자 진제 스님이 헌화하고 내빈들도 뒤를 이어 헌화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헌화에는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 스님, 금정총림 범어사 수좌 인각 스님을 비롯한 수좌 스님들과 해운정사 주지 능혜 스님, 동화사 국장 스님들이 참여했으며 재가 내빈은 서병수 전 부산시장, 홍순헌 해운대구청장, 이명원 해운대구의회 의장, 장세철 동화사 신도회장 등 대거 동참해 불조의 뜻을 되새겼다. 내빈들이 헌화 및 헌다하는 동안 경내 마당에는 2000여명의 불자들이 함께 합장하고서 마음을 모았다.

다인들이 하얀 한복을 입고 차를 올리고 있다.

다례대재는 축사와 법어 축가 순으로 진행됐으며 특별히 진제 스님은 교육원장 진우 스님께 표창하며 그간 조계종 종무행정 안정을 위해 노력 봉사한 공로를 치하했다.

종정 진제 스님이 법어를 내리며 "모든 수행자들은 출격장부(出格丈夫)의 기상으로 위법망구(爲法忘軀)하여 불철주야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종정 진제 스님은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의 세계인 심인법이 오직 우리나라에만 한 가닥 오롯이 남아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 귀하고 귀한 부처님의 법이 영구히 전승되어야 할 것이라. 이에 모든 수행자들은 출격장부(出格丈夫)의 기상으로 위법망구(爲法忘軀)하여 불철주야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육원장 진우 스님은 축사에서 간화선 수행을 통해 인류가 구원을 얻는 것을 확신한다. 불철주야 정진하는 일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계계승승 하는 것이라며 사부대중은 심인법을 밝히고 전하여 무명에서 고통 받는 중생을 제도하신 부처님과 조사님을 기리고 마음 닦아 게으름 없이 정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정 진제 스님은 신임 교육원장 진우 스님에게 표창패를 수여했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이렇게 좋은 가을 날 다례재를 통해 불조의 뜻을 기리게 되어 기쁘다해운정사로 말미암아 부산은 물론 전 세계에 부처님의 법이 널리 펼쳐 지길 바라며, 해운정사가 그 중심 도량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민을 위해 열린 다회

이어 시민들을 위한 다회 및 경로잔치가 진행됐다.

다회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의 차 문화를 전하는 찻 자리로 진행됐다. 한국 다회는 발효차와 녹차로 맑고 청정함을 전달했으며, 중국 다회에서는 보이차 등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따뜻함을 선사했다. 일본은 전통 차 다례법을 선보여 미학의 절정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에 동참한 지역시민들은 선사들의 가르침을 지역민에게 베풀어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김나은(해운대구·45)씨는 어머님이 오고 싶다셔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함께 왔는데 이렇게 종정 스님의 법문도 듣고 좋은 찻자리에서 각 국의 차를 마시는 문화를 경험해서 좋았다간화선이란 부분이 사실 좀 낯설고 어려웠는데 이번 기회에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정소정(수영구·66)씨는 친구와 함께 왔는데 이렇게 좋은 자리 인지 몰랐다불조에 대한 뜻도 다시 알게 되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참선 수행을 받고자 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해운정사는 참선의 대중화 및 세계화를 위해 참선불교대학을 운영 중이며 현재 3기를 모집 중이다. 참선불교대학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1교시는 강의, 2교시는 참선 참구로 이어진다. 장소는 해운정사 대불전이며 교과목은 참선입문교육, 불교기본교리, 반야심경, 금강경, 원각경, 선문촬요와 진제 스님의 저서 석인대소이다. 3년 과정이며 접수는 해운정사 종무소로 하면 된다. 051)746-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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