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지구에 이로운 사람 되는 길
[환경칼럼] 지구에 이로운 사람 되는 길
  • 천미희 한마음선원 부산지원 기획실장
  • 승인 2019.10.22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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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남편, 아이와 함께 한의원에 갔다. 진맥 결과 전 가족이 편식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했다. 바깥 음식을 더 많이 먹는 남편은 차치하고, 아들의 편식은 우리 집의 음식을 주로 준비하는 내게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거웠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부엌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끼니를 겨우 때운다고 해야 할 정도로 초 간단 조리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하거나 외식을 자주 한다. 한때 현모양처가 꿈이었던 나로서는 몹시 서글퍼지는 현실이다. 게다가 한창 자랄 나이인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둔 엄마로서는 꽤 우려되는 일이기도 하다.

아이에게 좋은 걸 먹이겠다고 첨가물이 덜 든 재료인 유기농, 무농약의 식재료를 고르고 있고 몸에 나쁜 영향을 주는 걸 최소화해 보자고 프라이팬을 모두 스테인리스로 바꾸었다. 옷은 EM으로 만든 천연 액체 세제를 이용해 세탁한다. 이렇게 유난을 떨어도 어쩐지 우리를 둘러싼 유해한 것들이 아이와 점점 가까워지는 걸 무기력하고 불안스럽게 지켜보는 요즘이다.

편식으로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먹는 아이에게 골고루 먹이는 일조차 제대로 되지 않으니 해로운 것은 또 어떻게 막아주겠는가. 음식뿐 아니라 장난감도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액체괴물이나 딱지 등은 성분조차 불분명하다. 그렇게 아이에게 독이 되는 것들은 수도 없이 넘쳐나고 그 모든 걸 일일이 통제하거나 막아낼 수가 없다.

과자도 장난감도 해로운 것들이 넘쳐나는 와중에 아들 스스로 유독 엄격하게 지켜내는 기준이 있다. 아들은 콜라를 비롯한 일체의 탄산음료나 색소 음료를 마시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허용한 적이 없다 보니 당연히 마시지 않게 되었고, 또 이런 저런 경로로 콜라가 가진 나쁜 영향을 알게 되었던 모양이다. 배달 음식과 함께 온 콜라를 다시 돌려보내는 역할도 아들 몫이다.

아이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줄 때가 되었다. 지구를 위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큰 약속을 먼저 한 뒤 어떻게 하면 될지, 어떤 삶의 철학과 태도를 선택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공부는 아이와 더불어 늘 진행형으로, 끊임없이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겨둘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도 지구를 이루는 하나의 환경이다. 한 그루 나무처럼 한 사람도 지구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아이를 지구에 해를 덜 주는 사람으로, 또 건강한 사람으로 키우는 일은 그 어떤 환경운동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나와 세상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자각을 가진 건강한 심성의 소유자로 키워내는 일은 수많은 독소로부터 우리 아이를 지켜내는 절제와 단속보다 우위에 있는 일임에 분명하다.

이제 다시 부엌에 머무는 시간을 회복하고 싶다. 아이에게 원재료 그대로의 맛을 전하는 요리를 해 주고 싶다. 그래서 아이 몸에 쌓이는 독을 최소화하고 또 쌓인 독을 빼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리고 지구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사는 방식을 아이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많은 정보와 삶의 방식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나도 아들도 지구에 좋은 환경이 되고 싶다. 그게 바로 내가 꿈꾸던 현모양처의 길이 아닐까 하는 더 엄청난 비약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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