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현 임제종 운린지
고양이 설화로 사찰 꾸며

고양이 모습을 한 불상 옆에서 웃어보이는 주지 지세이 스님. 사진출처=라인 트레블

고양이 애호가인 주지스님이 도량을 고양이 테마로 꾸며 화제다. 지난 930일 일본의 여행전문 매체인 라인 트레블고양이 절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사찰 운린지(雲林寺)에 대해 보도했다.

고양이를 테마로 한 고양이 절은 일본 각지에 산재해 있다. 그러나 야마구치(山口)현에 소재한 사찰 운린지(雲林寺)처럼 고양이로 가득한 사찰은 드물다. 운린지는 임제종에 소속된 선종사찰로 현재의 주지인 스미다 지세이 스님이 부임해 오기 전까진 평범한 시골 사찰이었다. 그러나 스님의 별난 고양이 사랑으로 시작된 고양이 절은 여러 매체와 SNS을 통해 소문이 나면서 전 세계에서 연간 1만 명의 참배객들이 몰리고 있다.

지세이 스님은 주지인 내가 고양이와 특별히 인연이 있기도 하지만, 이 사찰에 전해오는 설화에도 고양이가 등장한다며 사찰이 고양이 절이라고 불리는 데에 자부심을 보였다. 스님에 따르면 옛날 영주를 위해 죽은 어느 무사가 키우던 고양이가 있었고, 그 고양이는 무사의 49재 동안 묘를 떠나지 않고 지키다가 재가 회향한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운린지의 스님들이 천도재를 지내고 무사와 고양이를 합장해 주었다는 설화가 사찰과 고양이의 인연이라는 것이다.

지세이 스님은 이런 설화도 전하지만, 내가 학인 시절일 때 상자에 버려진 아기 고양이를 거두어 키웠던 인연도 있다며 고양이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지금은 경내에 4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운린지의 경내 곳곳에는 고양이와 관련된 소품이 가득하다. 고양이 조각상은 물론, 고양이의 모습을 한 불상도 모셔져 있다. 법당에서는 나무로 만든 고양이 탈을 쓰고 기념촬영도 할 수 있다. 기념품으로 판매되는 호신부와 기념스탬프에도 모두 고양이의 모습이 담겼다. 특히 <반야심경>의 글자를 고양이의 모습으로 형상화해서 만든 <고양이 절 그림 반야심경>이 가장 인기 있는 기념품으로 꼽힌다.

지세이 스님은 사찰이 유명해지다보니 운린지는 어떤 영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이곳의 가장 큰 영험은 고양이들에게 둘러싸여 마음이 여유롭고, 편안해지는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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