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스님의 한국비천탁본전
중국 돈황연구원 유림굴 전시관
10월 12일부터 11월 11일까지
상원사범종 주악비천 등 전시

공양·주악·산화비천 구분
한국은 범종의 주악비천 주류
4C 중국불교영향 받아 시작돼

성덕대왕신종비천(신라 8C, 국보 제29호, 196×78)

 

비천의 땅 돈황에서 비천탁본전이 열린다. 해남 달마산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은 중국 돈황연구원 유림굴 초청으로 10월 12일부터 11월 11일까지 돈황연구원 유림굴 전시관에서 ‘금강 스님의 한국비천 탁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금강 스님의 비천탁본작품은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의 범종, 불상, 탑, 기와에 새긴 비천상으로, 상원사범종 주악비천(신라 8C, 국보 제36호, 130×54), 대흥사 북미륵암 공양비천(고려, 국보 제308호, 290×152) 등의 탁본이 전시된다.

금강 스님은 수행전교에 정진하는 속에서도 곳곳의 성보에 새겨진 아름다운 비천상을 찾아다니며 오랫동안 탁본을 만들어왔다. 스님의 탁본순례는 스스로의 수행정진이자 대중전교의 방편이기도 하다. 또한 스님이 수년에 걸쳐 조성한 불교 석각본은 크기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지만 작품마다 독특한 매력이 있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회자된다. 이 작품들은 문명의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예술의 향기를 발산한다.

비천(飛天)은 천계에 살면서 하늘을 날아다니며 춤ㆍ향ㆍ꽃 등을 불보살님께 공양 올리는 천인으로, 모습에 따라 공양비천, 주악비천 산화비천 등으로 구분한다.

인도 고대 신화에 나오는 악천(樂天ㆍAspara)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지만 불교에 수용되면서 주로 악기를 연주하거나 꽃을 뿌리는 천인으로 조각ㆍ회화ㆍ공예를 장엄하는 데 표현되었다.

불교의 정토세계에서는 악기를 연주하고 허공을 날면서 꽃을 뿌리는 등 부처님을 공양하는 역할로 등장한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빨리 날아갈 수 있다고 믿는 신이다.

인도에서는 초기 불교미술부터 남녀 한 쌍이 산화ㆍ공양하는 형태로 나타나며, 녹야원과 마투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석조 석가설법상의 광배에 2존의 비천이 새겨져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는 신선과 유사한 모습으로 천의를 길게 휘날리면서 하늘에서 비스듬히 내려오는 형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4세기부터 중국불교의 영향을 받아 고분벽화와 공예에 비천상이 나타난다.

4세기 중반 경에 축조된 고구려 장천 1호분 벽화에서 불교적인 천인상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백제의 무령왕릉의 왕비 두침 등에 비천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통일신라시대에는 불상의 광배나 대좌ㆍ범종ㆍ사리기와 같은 금속공예 등에 장식문양으로 사용되었으며, 상원사동종과 성덕대왕신종, 그리고 고려시대의 부도나 석등과 같은 석조물이나 금동사리기, 막새기와 등에도 많이 새겨져있다. 후에는 법당 안팎의 단청 속에도 나타난다.

이 가운데 한국비천은 범종의 주악비천이 으뜸이자 전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원사종(725. 국보)·성덕대왕신종(771. 국보)·선림원종(804)·실상사종(9세기초) 등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곧, 꽃구름자리(飛雲花座) 위의 향화(香花)와 서역에서 온 공후·생황·요고·횡저·비파를 연주하며 쌍으로 나타나는 비천(奏樂雙飛天像)이 걸작이다.

1982년 출가한 금강 스님은 1996년 미황사와 구산선문 탁본전을 시작으로, 총 아홉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백양사 고불미술관장을 지냈으며, 조계종 교육아사리, 미황사 주지, 중앙승가대학교 대학원 외래교수로 있다. (061)533-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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