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미소원 반찬봉사팀

사단법인 미소원 반찬봉사팀은… 매주 목요일 저소득 가정 및 독거어르신을 위한 반찬을 만들어 전달하고 있다. 매주 둘째주 토요일은 국립마산결핵요양병원을 방문, 환우를 위한 반찬 나눔을 진행 중이다. 사단법인 미소원은 2011년 창립 후 지속적으로 반찬 봉사 이어 왔을 뿐 아니라 실명 위기 환우 수술 후원, 장학금 지급, 장애인 컴퓨터 지원, 제3세계 결핵환자 살리, 법무부 부산구치소 재소자 교화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측 다섯번째 장유정 이사장.

2009년 장유정 이사장 반찬 봉사
매주 토요일 새벽마다 직접 요리
법당 건립할 때도 공양간에 초점
2012년 주민센터 연계 본격 봉사

매주 ·둘째 주 에 봉사 진행
저소득 계층·요양소에 반찬 전달
은둔형 외톨이들 반찬 수령 유도
지속적인 관심·상담 등 도움 줘


 

누군가를 돕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마음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나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어딘가에는 늘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 ()미소원 반찬봉사팀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

그들은 가족의 음식을 장만하듯 가장 좋은 재료로 매주 30인 분의 음식을 마련해 봉사에 나선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그들은 시절을 가리지 않고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들에게 타인을 위한 봉사는 수행이고 신행이 된 지 오래다. 그들의 도량인 미소원 공양간을 찾았다.

 

차 기름비 아껴 봉사

()미소원의 반찬봉사는 미소원 법당이 정식으로 문을 열기 전부터 시작됐다. 장유정 미소원 이사장은 2009, 자신의 직장 근처인 부산 범일동으로 이사를 온 후 그동안 출퇴근으로 사용했던 자동차 주유비를 계산했다. 20~30만 원 정도의 주유비를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장 이사장은 근처에 사는 독거 어르신들을 찾아뵙기 시작했다. 주유비로 홀로 계신 어르신들 가운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돕기로 마음먹었다. 장 이사장이 생각한 것은 반찬봉사였다. 장 이사장은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어르신들이 주말에 먹을 수 있도록 반찬을 만들어 돌렸다. 금요일이면 반찬거리를 사서 준비를 하고 새벽 4시면 일어나 반찬을 만들었다. 미리 만들어두면 편하겠지만 장 이사장은 냉장고에 들어갔다 나온 음식이 차갑고 맛이 떨어져서 그런 음식을 드리기는 싫었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몸이 고되고 힘들어도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새벽부터 일어나 움직였다.

201111월 미소원을 창립하고 법당을 지으면서 장 이사장은 무엇보다 공양간을 크게 지었다. 냉장고도 대형으로 구비하고 싱크대도 넓게 만들고 가스대도 화력이 좋은 것으로 마련했다. 무엇보다 공양간을 일하기 편한 장소로 만들었다. 반찬 봉사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장 이사장의 원력에 동참하는 회원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면서 반찬 봉사에도 하나 둘 힘이 보태지기 시작했다. 장 이사장은 2102년부터 주민센터와 연계해 반찬봉사를 전문적으로 진행했다. 만성질환자와 쪽방촌 파악이 편해졌고 10대 청소년 가운데 사회와 단절하고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도 만나기 시작했다. 그들이 반찬을 직접 가지러 주민센터에 나오도록 유도했고 그럴 때마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장 이사장은 은둔형 외톨이가 반찬을 가지러 올 수 있었던 것은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성을 다한 봉사팀의 마음을 그들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평소 가족이 없는 만성질환자들과 자살 직전까지 간 10대 은둔형 외톨이들이 반찬을 가지러 올 때면 더 없이 반가웠습니다.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게 할 수 있었고 머리도 감고 옷도 갈아입도록 해 깨끗한 모습을 유지하도록 도왔어요.”

반찬을 만들어주는 정성은 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었고 관심은 그들을 살게 만드는 힘이 됐다. 현재 미소원 반찬봉사는 매주 목요일과 둘째 주 토요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1·3째주는 부산 동구 초량 6동에서, 2·4째주는 동구청과 연계해 좌천동과 범일동 등 저소득 가정에 반찬 30인분을 지원한다. 매월 2째 주 토요일에는 국립마산결핵요양소(현 국립마산병원)50인 분을 전달한다.

그 외 분기별로 결핵 병원 환자들에게는 좀 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마련해 특식으로 후원하고 있다. 겨울철 김장김치와 수육은 결핵요양병원 환자들에겐 별미로 소문이 나서 봉사팀 회원들이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환자들이 줄을 설 정도다.

1010일 방문한 미소원 공양간에서는 특별 생일상이 준비 되고 있었다. 생일상은 음식을 받는 분들을 위한 생일상이 아니었다. 봉사자 회원들의 생일이나 가족이 생일을 맞으면 나눔을 위한 특별한 생일상을 마련한다.

미역국과 찰밥, 나물 그리고 조기 생선, 과일 등 푸짐한 한 상이 마련된다. 이번 생일상은 회원 김현순 부팀장 남편의 생일상이다. 생일상이 아니더라도 미소원 반찬은 주변에서 최고 명품 반찬이라고 칭찬이 자자하다.

이현아 초량 6동 복지담당자는 미소원에서 반찬을 가져다 드리는 날에는 인기가 많아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고 했다. “어머니가 생각나는 반찬이고, 이렇게 좋은 재료로 만들어주는 곳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목요일 반찬 봉사를 위해 반찬봉사팀 팀장은 많게는 일주일에 4번 시장을 방문한다.

김지안(54) 팀장은 생일상처럼 특별상을 마련할 때는 더 자주 시장을 간다고 했다. 신선한 재료를 양에 맞게 사려면 자주 가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목요일은 봉사를 위해 일정을 모두 빼 놓습니다. 반찬 봉사를 한 지 2년 정도 되었는데 재료에 따라 시장을 여러 군데 가요. 어르신들이 생선을 좋아하시는데, 싱싱한 생선을 사려면 반찬 만드는 전날 시장을 방문하고 나물도 종류에 맞춰 여러 시장을 찾아야합니다. 반찬통 용기도 필요해 소소하게 다니는 횟수를 세면 일주일에 많게는 4번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반찬 하나에 들이는 발품과 정성이 남다르다. 메뉴를 정하면 그에 따른 최고 재료부터 선점한다. 봉사팀 회원들은 여름이면 삼계탕에 전복을 넣고 아픈 어르신을 위한 죽을 끓일 땐 국내산 잣을 이용한다. 맛이 조금이라도 나은 것을 고르고 아끼지 않는다. 명품 반찬이라는 말은 그들의 정성이 만든 결과였다.

반찬봉사를 위해 김장 김치를 담고 있는 회원들.

 

봉사는 수행함께 웃는 세상 만들어요

처음엔 화장실·법당 청소부터 시작
이사장·상담사 면담 후 봉사 가능 1
00
여 회원 거쳐 현재 15명 활동
부처님께 공양하는 마음으로 요리
명품반찬평가, 정성이 만든 결과
삶의 새로운 계기호응도 높아

 

봉사 통해 행복해져

현재 미소원 반찬봉사팀은 15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봉사에 참여한 회원들이 100여명이 넘는다. 미소원을 찾으면 무조건 반찬봉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힘들고 지쳐 기도를 하기 위해 오는 사람부터 지인 소개로 봉사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까지 다양하지만 모두 장 이사장과 미소원에서 활동하는 전문 상담사를 만나 이야기를 먼저 나눈다. 그리고 미소원 활동 가운데 가장 어울릴만한 봉사에 합류하게 된다.

봉사를 하고 싶다고 해서 바로 봉사에 투입되는 것이 아닙니다. 찾아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수행기도와 혹은 반찬봉사 등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될지 알 수가 있습니다. 상담을 통해서만 치료가 되거나 성장을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반찬봉사팀은 반찬을 만들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감사함으로 다시 돌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걸 통해 진짜 치유를 얻고 성장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처한 상황을 보면서 자신의 상황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가족 관계가 회복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이렇게 정성스럽게 음식을 하는데 하물며 가족에게는 못하겠느냐는 마음을 먹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삶이 바뀌는 겁니다. 그래서 봉사는 곧 수행입니다

반찬 봉사를 위해 미소원을 처음 방문하면 공양간에 바로 들어가지 못한다. 첫날에는 화장실과 법당 청소를 해야 한다. 공양간으로 들어가기 전에 하심을 훈련하기 위해서다. 모든 것을 청정하게 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마음이 먼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김정숙(56) 불자는 미소원과 인연은 오래 됐지만 봉사를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5개월 차에 접어들어 미소원에 도착하면 청소를 한다. 그 후 공양간 일을 돕는데 먼저 활동하신 선배님들 뵈면서 참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 활동을 통해 회원들은 자리이타(自利利他)’의 마음속에서 부처님의 진리를 배운다고 설명했다. 봉자사들은 봉사를 통해 삶의 활력을 얻고 삶의 새로운 계기를 맞았다고도 했다. 변근혜(65) 불자는 2013년 암에 걸려 수술 후 찾은 곳이 미소원이었다.

지금도 암 투병 중입니다. 암이란 걸 알고 수술 후 항암치료 중에 찾은 곳이 미소원이었어요. 수술 후 집에서 우울하게 지내다가 장 이사장의 권유로 왔는데 도반들을 만나 많은 힐링이 되고 있습니다. 봉사는 시간이 많고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작은 일이라도 찾아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봉사를 통해 큰 보람을 느꼈어요.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봉사를 통해 치료할 힘도 얻었어요.”

또 봉사를 통해 회원들이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은 긍정적인 태도와 화합이다. 장 이사장은 큰 행사가 있으면 반찬봉사팀이 주축이 되어 활동을 하고 있다그 이유가 삶 속에서 내가 먼저 하는 솔선수범 자세얼굴 가득한 미소로 항상 예스라고 답하는 긍정적인 마음이 몸에 배어 있어 가능하다고 했다.

정인하(63) 회원은 수행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짓는다고 했다.

이사를 해서 미소원까지 오는 데 1시간 20분 정도 걸립니다. 예불을 올리러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지만 오는 길은 행복합니다. 늘 기도하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고 올바른 수행자가 되기를 발원하는데 봉사를 시작하면서 올바른 수행이 어떤 것인지 조금씩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제게는 이제 봉사활동이 곧 수행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인지 밝은 미소로 함께하는 다른 봉사자들을 보면 늘 행복합니다.”

봉사자들은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쁘다고 답했다. 윤경애(63) 회원은 총무 역할을 담당하며 사진편집과 SNS포교에도 새롭게 눈을 떴다. 잘 할 수 없는 분야라 해도 최선을 다하면 실력이 늘고 그로 인해 자신감도 생겨 매일 매일이 즐겁습니다.

매주 봉사한 내용을 사진 찍어 편집해서 밴드나 카페에 올리고 있고 예쁜 사진과 글을 담아 전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어 편집하고 배우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하니 나 자신도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도와 드릴 수 있어 좋고 모두가 내 가족 같습니다

김현순(54) 회원은 처음에는 내가 봉사를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반찬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계셔서 너무 감사하다내가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그 분들이 나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 여겨지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2011년 11월 미소원 개원식 후 기념촬영.

봉사 통해 부처님 가르침 알아가길

장 이사장에게 반찬 봉사의 이유와 목적을 물었다. 장 이사장은 함께 웃는 세상이라고 답했다. 모두가 함께 웃는 소리가 온 누리에 가득하길 바란다고 했다. 모두가 한 가족이란 이야기다. 미소원은 현재 법무부에서 교정교화 활동을 30년 넘게 펼치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쉬게 하고 정법으로 인도하는 심리상담소도 운영한다.

1980년대 초부터 자비원에서 진행한 봉사를 이어오다 미소원을 창립했고 새로운 봉사 나눔 구심점으로 자리를 잡았다. 1989년부터 시작한 국립마산결핵요양소 나눔 활동은 30주년을 맞았다. 30년 동안 한 결 같이 활동한 봉사자에게 이번 119일 부산일보 대강당에서 열릴 창립기념법회에서 감사패도 전달할 예정이다. 창립기념법회에서는 색다른 봉사팀이 새롭게 출범한다. 바로 아빠 봉사단이다. 50대를 중심으로 아빠들이 20여 명 모여 벌써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은 함께 웃는 세상을 위해서입니다. 자리이타는 곧 부처님의 불국토를 이룰 원동력이며 대승불교의 삶입니다. 한 끼의 밥이라도 부처님께 정성껏 올리듯 소외 계층에게 올리면 그것이 곧 부처님께 올린 것과 같습니다.”

모두가 함께 웃는 세상 미소원, 불국토의 또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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