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언론 ‘미디어 하우스’로 변화하라”

부수 감소·광고시장 축소 등
종이신문 직면 위기는 다층적

혁신적 ‘디지털 전환’ 필수과제
취재·구독 등 디지털 혁신해야
불교언론 기사 질적 보장 ‘우선’
실패 두려워말고 도전 시작하길

그림. 박구원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미디어 세상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네트워크의 속도는 빨라지고, 연결망은 촘촘하여 언제 어디에서도 거의 무제한 적으로 정보이용이 가능하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은 날로 고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은 미디어에서도 범용화하여 이제는 로봇이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같은 이름조차 낯설고 미디어와는 상관없어 보이는 디지털 기술들이 언론 산업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개인 간 사회 관계망 서비스로 시작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이 뉴스 미디어로 기능하고 있다. 동영상 제작 기술의 발전으로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고 신종 유튜브 저널리즘까지 등장하였다. 개개의 디지털 기술들은 마구 뒤섞여 융합이라는 실체적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신문이 인터넷과 융합하고 방송이 통신과 융합하고 있다. 신문은 종이에서 디지털로 이동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뉴미디어가 아날로그 세상을 하나씩 점령하고 있다. 그리고 말한다. “멸종하지 않으려면 변화하라”고.

위기 당면한 종이신문들
판매 부수 감소, 광고시장의 축소 등 신문업계가 직면한 도전은 다층적이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200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신문의 발행 부수는 절반 이상으로 감소하였다.

미국, 유럽, 한국 등 예외가 없다. 신문을 찾는 사람도 현저히 줄어서, 1998년에 64.5%였던 한국의 종이신문 구독률은 2018년 9.5%로 급감했다. 20년 전에 10명 중 6명이 신문을 구독하였으나, 이제는 겨우 1명꼴이다. 종이신문을 읽는 사람이 사라져가고 있다. 인터넷으로 무료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실시간으로 빠르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동영상은 재미를 더해준다. 이용자들과의 상호작용은 세상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궁금한 것은 뭐든 다시 찾아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아침에 눈을 뜨면 대문 밖에 놓인 신문을 방안으로 들여오는 심부름부터 하던 아날로그 세대의 추억이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얘기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 환경에서, 각종 디지털 기기로 중무장한 채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들 디지털 원주민에게 있어서 디지털 이주민의 운명에 처한 기성세대의 어릴 적 추억은 생소할 수밖에 없다.

신문은 이렇듯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인가? 회의론자들은 말한다. 노령 인구만이 신문을 구독할 뿐, 이들이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면서 20년, 30년 후 신문도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낙관론자들은 문제없다고 말한다. 종이가 있는 한 신문은 계속 살아남을 것이라고. 과연 그럴까?

디지털 미디어로 전환을
지금의 신문 산업의 상황은 100년 전 운송 산업의 전환기와 대비된다. 마차는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인간에게 주요 이동 수단이었다. 하지만 자동차의 등장으로 마차는 급속한 속도로 시장에서 내몰렸다. 자동차가 운송 산업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았고, 마차는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 과정을 살아남은 마차 생산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신문 산업의 미래도 이와 같을 것이다.

종이 신문이 마차라면, 디지털 신문은 자동차이다. 디지털은 종이를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내몰고 있다. 머잖아 디지털로 생산된 신문이 미디어산업의 주인이 될 것이다. 많은 신문이 이 전환기에 생존력을 잃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갈 것이다. 신문 산업은 미래에도 존재하겠지만 디지털 전환에 혁신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기업에게 이 미래는 보장이 없다.

이래서 디지털 전환기에 신문기업은 부단히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쳐야 한다. ‘디지털 전환’을 모든 사업계획과 전략수립의 최우선에 둬야 한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혁신하고 또 혁신해야 한다. 불투명한 미래 앞에서 도전하며, 변화를 꾀해야 한다. 모든 것을 디지털로 전환해야 한다. 미래가 디지털에 있기 때문이다.

종이와 디지털을 강하게 연결시켜야 한다. 취재, 편집, 생산 단계에서부터 유통과 마케팅, 그리고 독자와의 상호작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디지털 미디어기업으로 변신해야 한다. 조직을 디지털 중심으로 개편하고, 디지털 전환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고 조급증을 버리고 긴 호흡으로 기다려야 한다. 디지털로의 전환은 복잡한 전략과 혁신 형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신문사들은 모든 아날로그식 사고방식과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360도 디지털 사업자로 변신해야 한다. 독자 전략을 디지털 맞춤형으로 재설정하고 콘텐츠와 유통 플랫폼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수익모델과 구조를 혁신하여야 한다.

디지털 독자는 무엇을 읽는가 
먼저 독자의 개념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전면 재설정하고 상응하는 미래 독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종이 중심의 구독자 개념을 디지털 구독자로 전환해야 한다. 스마트폰에서부터 소셜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기기와 콘텐츠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줄 아는 세대, 즉 디지털 원주민을 독자층의 중심에 둬야 한다.

이들은 디지털 이주민과는 다르게 읽고, 다른 것을 읽는다. 과거 종이 구독 환경에서는 독자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언론사는 사실상 독자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왔다. 디지털 구독은 기술적으로 신문사가 많은 독자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해 줄뿐만 아니라, 데이터는 뉴스레터는 물론이고 맞춤형 콘텐츠를 전송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 구독자에게 단순한 뉴스 제공을 넘어 네트워킹을 위한 이벤트, 컨퍼런스 등의 부가 서비스를 통해 독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렇듯 미래 독자 전략은 독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다양한 콘텐츠와 높은 수준의 콘텐츠 관여도를 달성하여 독자 관계를 공고하게 하는 독자 우선 전략이 되어야 한다.

한편, 미래 독자인 디지털 원주민은 기꺼이 디지털 콘텐츠에 돈을 쓴다. 콘텐츠를 텍스트 중심에서 탈피하여 영상으로 확장하고, 유료 콘텐츠 개발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이다. 인터넷 초기 광고 기반의 무료 콘텐츠가 폭증하면서 ‘기사 콘텐츠=무료’라는 인식이 확산됐지만, 미래에는 ‘콘텐츠=유료’라는 등식이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이미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성인의 50%가 평균 2개의 온라인 전용 미디어를 유료 구독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뉴욕타임즈>가 유료구독자 4백만을 돌파하였고,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을 중심으로 콘텐츠 유료 구독이 확산되고 있다. 구독료를 내고 수백 편의 영화 및 오리지널 TV 시리즈를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서비스는 2018년 기준 1억 4천만 명이라는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구독은 미디어기업에게 중요한 미래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된다. 우리 언론도 ‘디지털 유료 구독’에 주목하고 이에 상응하는 콘텐츠 전략을 수립하여 유료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

이와 함께 미디어 기업은 기존의 종이나 방송 채널을 넘어서 소셜미디어의 성장 추이에 주목하고 유통 플랫폼을 확장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소셜미디어는 뉴스 이용의 주요 매체로 기능하고 있다. 전 세계 37개국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뉴스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 플랫폼을 통한 뉴스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소셜미디어를 통한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미디어 뉴스 이용은 검색에 의한 뉴스 이용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대중미디어를 통한 뉴스 이용과 차별화된다. 미디어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필수적인 뉴스 유통의 한 축으로 인식하여야 한다. 규모와 여건에 따라 소셜미디어팀이나 담당자를 두어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부응해야 한다.

소셜미디어 이용의 확산은 동영상 콘텐츠의 수요를 급속하게 증가시키고 있다. 신문은 동영상 콘텐츠를 필수요소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독자의 요구와 디지털 콘텐츠의 흐름이 동영상 부분에 있기 때문이다.

불교미디어 무엇을 할 것인가
미디어 디지털 시대에 언론이 처한 환경은 녹록지 않다. 불교계의 미디어도 예외일 수 없다. 상황이 위중할수록 언론은 차분하고 체계적으로 조직과 수익모델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독자라는 시장 니즈를 충족시키고, 미래에도 저널리즘의 품질을 유지하며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으로 사고해야만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정신을 디지털 전환과 혁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신문사에서 미디어하우스로 변신하여야 하고, 디지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점점 더 확장하여야 한다. 신문 기업은 디지털 전환을 열린 자세로 시험하고 실행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이화행 동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디지털 전환기를 맞은 불교 언론의 조건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불교 언론은 역설적이게도 좋은 여건에 있다. 불교 언론이 불자라는 확실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교라는 명확한 핵심 콘텐츠에 특화한 언론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불교 언론 미디어의 경쟁력이자 생존력이다.

여기서 불교 언론이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은 불교계 뉴스 보도의 질적 전문성이다. 불교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고 제공함에 있어서 기사의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언론 정신으로 소위 ‘퀄리티 저널리즘’을 보장해야 한다.

이것이 디지털 시대에 허위정보가 난무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불교 언론이 디지털 독자의 신뢰와 충성도를 이끌어낼 뿐만 아니라, 미래 뉴스와 언론의 품질을 지키는 디지털 미디어의 수호자로서 기능하는 길이다. 이러한 종합적인 디지털 전환 혁신이 전제 된다면 디지털 시대 불교 언론이 소멸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영원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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