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정선에서는 보물 제410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 국보 승격을 기원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선 지역 9개면 100여 단체에서 이 같은 현수막을 내걸었고, 이들 단체 중에는 개신교와 가톨릭 단체도 있다고 한다. 종교를 떠나 정암사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을 기원하고 있는 것이다.

정암사와 정선군의 수마노탑 국보 승격 사업은 조금은 아픈 역사이다.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인데 2차례 실패를 맛봐야 했기 때문이다. 2번의 실패 후 정암사와 정선군은 절치부심했다. 당시 문화재위원회 부결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보완하는 절차를 거쳤다. 정암사와 수마노탑을 알리는 자장율사 순례길을 지난 6월 개통하기도 했다.

수마노탑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석탑이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마노탑은 한국에는 드문 전탑계 모전석탑이다. ‘전탑계 모전석탑중 대표적인 것이 국보 제30호 분황사 모전석탑으로, 수마노탑도 분황사의 조탑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분황사계 조탑 양식이 경상도와 강원도를 중심으로 고려시대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그 만큼 한국 건축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가진 탑이라는 것이다.

수마노탑이 국보로 승격되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정선아리랑과 함께 유·무형문화재가 공존하는 문화유산 도시로 만들겠다는 정선군의 계획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정암사는 8월부터 국보 승격을 기원하는 100일 기도를 진행 중이다. 탑이 국보로 승격되면 순례객들의 신심을 고취시킬 신행프로그램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암사 대중의 기도가 국보 승격으로 이어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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