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게임 드래곤퀘스트
이벤트지역으로 설정돼
사찰 동의 없어 논란도

게임 속 랜드마크로 설정된 린센지 산문. 사진출처=조에쓰시 관광정보 홈페이지

유명 스마트폰 게임에서 일본의 모 사찰이 이벤트 지역으로 무단 설정되면서 도량 분위기가 어지러워져 소동이 일고 있다. 사찰 측은 게임사로부터 통보 받은 것이 없다고 밝히며 단순 게임을 목적으로 경내 무단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을 게시했다고 925일 일본의 ‘J-캐스트 뉴스’ ‘라이브 도어등이 보도했다.

논란의 중심이 된 사찰은 일본 니이하마현에 소재한 린센지(林泉寺). 500여 년 전에 창건된 선사(禪寺)로 지역에선 역대 영주들의 위패를 봉안해 격이 높은 고찰로 평가된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912일 출시된 스마트폰 게임 드래곤 퀘스트 워크(DQW)’였다.

DQW는 일본의 국민게임이라고 불리는 드래곤 퀘스트의 스마트폰 버전이다. 게임 개발사인 스퀘어 에닉스사()는 게임의 재미를 위해 실제현실에서 랜드마크로 지정된 지역에 직접 방문하면 지역 한정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그런데 니이하마현에 소재한 4곳의 랜드마크 가운데 린센지의 산문(山門)이 랜드마크로 지정된 것이다.

문제는 게임상 랜드마크인 린센지 산문이 입장료를 지불해야하는 경내에 있다는 점이었다. 린센지는 일부 관광객들 가운데 게임유저는 무료입장이라며 무단으로 들어오거나, 아이템을 받고서는 입장료를 환불해 달라는 소동이 있었다며 결국 안내문을 사찰의 입구에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안내문에는 게임에서 산문이 랜드마크로 지정된 것은 사찰과 관계가 없으며, 개발사 측의 연락을 받을 것도 없다고 명시하며 단순 아이템 입수를 목적으로 무단으로 경내에 들어오거나 입장료의 환불요청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해당 사찰의 입장료는 도량을 정비하는데 쓰고 있기에 양해 바란다는 내용을 담았다.

게임을 위해 이곳에 방문하더라도 경내에선 잠시 전자기기를 손에서 놓고 지금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서 진정한 모험과 여행을 즐기는 것은 어떠한가라는 권유도 함께 실었다. 한편 국민게임인 드래곤 퀘스트의 랜드마크로 설정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도 전했다.

안내문의 내용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게임 유저들 간엔 규칙과 예의를 지키는 유저가 되자”, “사찰에서 안내문을 붙일 정도면, 대체 얼마나 무례했던 것인가라는 등의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안내문 내용에 대해 불쾌한 상황임에도 게임유저들을 내치지 않고, 자비롭게 답하는 부처님의 마음이라며 사찰 측의 현명한 대응을 칭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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