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두 달간 도쿄국립박물관서 공개

세계문화유산 호류지 소장한
성보 백제관음상 외부 전시
내년 3~5월, 부대행사 마련
금당벽화 모사본도 함께 해

23년 만에 바깥나들이를 나서는 백제관음상.사진출처=위키피디아

일본 나라현 이카루가(斑鳩)에 소재한 호류지(法隆寺). 고대 한일 불교사에서 중요한 사찰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찰이다. 이 호류지가 자랑하는 성보 백제관음상23년 만에 외부에서 전시된다고 924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등의 주요 언론사가 대서특필했다.

도쿄국립박물관은 기자회견에서 내년 3월부터 약 두 달간 특별전 호류지 금당벽화와 백제관음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별히 고대 불교조각의 걸작인 백제관음상을 도쿄로 이운해 전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1949년 화재로 소실된 금당벽화에 대해서도 모사도를 특별히 한자리에 모아 소실전후의 모습을 소개할 것이라고 전시내용을 설명했다.

전시회의 공동 주최자인 호류지는 훼손된 금당벽화와 부재들을 모아 사찰의 수장고 안에 재현해 두고 있다. 2015년부터 금당벽화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위원회를 발족해 수장고의 공개관람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진행가운데 금당벽화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높이고자 훼손전의 금당벽화를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시의의를 전했다.

특별전의 중심이 되는 백제관음상은 녹나무로 조성된 높이 2.1m가량의 채색보살상으로, 고대 백제에서 조성해 일본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제관음상이 외부에서 전시된 것은 1997년 파리 루브르 박물관 특별전과 같은 해 도쿄박물관의 특별전뿐이다.

호류지를 대표해 기자회견에 나온 후루타니 쇼카쿠 스님은 최근 세계 각지와 사회 곳곳에서 불행한 일들이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부디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로 세상이 평화로워지길 바란다며 백제관음상의 외부 전시를 결정한 계기를 말했다. 백제관음상과 동시대에 조성된 비사문천상과 길상천상도 함께 전시된다.

한편 전시의 또 다른 축인 금당벽화는 4면의 여래상과 8면의 보살상으로 이루어진 12면의 벽화로 고대 불교미술의 중요한 회화로 손꼽히고 있다. 도쿄박물관 측은 호류지의 역사성과 미술적인 가치로 금당벽화에 대한 모사가 중세부터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현재 원본은 화재를 입은 이후 벽면에서 분리, 재건된 금당에는 모사도가 원본을 대신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884년과 1922년 당시 최고의 화가들이 원본크기로 모사한 모사도중 9면의 그림이 전시된다. 공개되는 그림 가운데엔 금당벽화에서 가장 걸작으로 꼽히는 제10호벽의 석가설법도와 제6호벽의 아미타정토도, 12호벽의 십일면관세음보살도가 포함됐다. 또 다행히 화마를 면한 20면의 비천상 벽화도 일부 출품될 예정이다.

특히 6호벽의 아미타정토도에 대해 도쿄박물관 측은 호류지 화재당시 살수된 수압으로 벽화의 본존인 아미타불의 상호가 심하게 훼손되는 사고가 있었다며 이번 모사도 전시를 통해 지금은 볼 수 없는 모습을 다시금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내년 313일부터 510일까지 계속되며, 4월 중순 전시품이 일부 교체될 예정이다. 전시기간 중 관련된 부대행사와 학술대회가 함께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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