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10월 3~12일 영화의 전당 등
‘만다라’, ‘달마가 동쪽으로 간…’ 특별상영
부탄, 태국 등 불교권 국가 영화 다수 출품

우리나라 불교영화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두 편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등에서 열리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1981년 작 ‘만다라(감독 임권택)’와 1989년 작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감독 배용균, 이하 달마가)’을 상영된다.

‘만다라’는 ‘한국영화 회고전-정일성 감독전’에 선정됐으며, ‘달마가’는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한국영화 100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10편을 선정한 ‘특별기획1-한국영화 100년사의 위대한 정전 10선’에 선정됐다.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이 만든 ‘만다라’는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협업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작품으로 꼽힌다. 특히 정일성 감독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언제나 ‘만다라’를 첫 번째 작품으로 놓는다. 두 거장이 빚어낸 작품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위대했지만 ‘만다라’의 가치가 국제적으로 점점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영화 세계가 지닌 위대함은 주목받기 시작했다. 불가의 수행자들이 겪게 되는 번뇌와 만행의 길을 담담하게 스크린에 옮긴 영화 ‘만다라’는 계율을 철저히 지키며 깨달음에 이르려는 법운 스님(안성기)과 계율에 얽매이지 않고 무애한 해탈의 길을 구하는 지산 스님(전무송)의 구법의 길을 그린 영화다.

영화 만다라는 개봉 당시 대종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7개 부분에서 수상했다. 지산 스님 역의 전무송은 남우조연상과 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또한 영화는 베를린영화제 본선에 진출해 한국의 영화와 불교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는 스토리 중심의 플롯대신 회화적인 영상과 상징적인 대화를 중심으로 구성한 영화로, 한국 영화 역사상 전대미문의 시도이자 예외적 미학의 성취로 회자된다. 영화 ‘달마가’는 1989년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대상(황금표범상)을 수상한다. 역시 우리 영화와 불교를 알리는 큰 계기였다.

경북 안동 영산암에서 촬영한 ‘달마가’는 기봉 스님의 구도자적 번뇌와 간절한 수행을 독창적인 철학과 미학으로 담아내고 있다. 깊은 산사에 노장 혜곡 스님과 동자승 해진이 살고 있다. 어느 날 젊은 기봉 스님이 찾아온다. 기봉 스님은 혜곡 스님과 끊임없이 문답을 주고받으며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을 이어가지만 여전히 세연 속에 두고 온 욕망과 미련의 번뇌들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혜곡 스님과 기봉 스님의 설법과 독백은 영화의 백미다. 영화 ‘달마가’의 이번 상영은 배용균 감독의 오랜 칩거로 인해 어렵게 성사되었다고 한다.

불자들에겐 영화이기 이전에 법문으로 다가오는 두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영은 불자들에게 더 없는 호사라고 할 수 있다.

85개국에서 299편의 영화가 출품된 이번 영화제에는 네팔, 부탄, 티베트 등 불교권 국가들의 영화가 다수 출품됐다.

태국 영화로는 태국 불교사원의 비리를 추적하는 ‘컴 앤 씨(감독ㆍ노타폰 분프라콥)’와 태국 유소년 축구팀의 동굴 조난을 다룬 ‘동굴’이 있다.

티베트 출신 감독 페마 체덴 감독의 신작 ‘풍선’도 소개된다. 이번 신작 역시 전작인 ‘타를로’와 ‘진파’에서 보여준 티베트인들의 삶과 가치관을 다루지만 전작보다 대중적으로 접근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부탄의 영화도 볼 수 있다. 파우 초이닝 도르지 감독의 ‘교실 안의 야크’다 해발 4,800미터에 56명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 루나나에는 작고, 초라한 학교가 있다. 수도 팀부에서 나고 자란 도시 남자 우겐 선생의 꿈과 삶을 그리고 있는 영화는 인간의 꿈과 현실 사이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두 교황’, ‘모성’ 등 여러 종교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영화도 다수 볼 수 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의 일반 상영작은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와 부산은행에서 예매할 수 있다. 1666-9177.

‘특별기획1-한국영화 100년사의 위대한 정전 10선’에 선정된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한국영화 회고전-정일성 감독전’에 선정된 ‘만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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