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출가 일본 스님, ‘주인열풍’ 중심에

오쿠다 스님이 티베트어로 주인을 쓰는 모습. 사진출처=코베신문

관음성지로 유명한 일본의 천년고찰 엔교지(). 최근 이 절의 명물이 생겨 조용히 인기를 끌고 있다. 911일 일본 코베신문은 엔교지에 붉은 옷의 티베트 스님이 써주는 티베트어 주인(朱印)이 화제라고 보도했다.

주인을 써주는 스님은 티베트 불교로 출가한 일본인 오쿠다 츠요시 스님. 오쿠다 스님은 2001년 티베트불교의 4대 종단 중 하나인 싸꺄파에서 꾼가땐빠라는 법명으로 출가했다.

이후 남인도에 소재한 2곳의 티베트 사찰에서 13년간의 전통강원 체계와 엄격한 시험을 거쳐 2015년에 일본인 최초의 켄뽀(한국의 불교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오쿠다 스님은 네팔에 있는 티베트어 학교를 다니던 중 인도에서 온 티베트 스님으로부터 우리 절에 놀러오라라고 권유 받은 것이 출가의 계기였다며 웃어 보였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남인도의 종사르 사원에 갔다가 그곳의 스님에게 티베트 불교엔 일본에 전해지지 않은 가르침이 있다라는 말을 듣고서 그곳에서 수학을 시작, 4년째 되던 해에 출가했다.

오쿠다 스님은 출가한 이상 부지런히 정진하자는 마음으로 켄뽀학위까지 취득하게 됐다. 켄뽀가 된 그 해 일본에 귀국해 인도에서 배운 소중한 불법을 어떻게 회향하면 좋을지 고민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마침 지역사찰에서 주지를 지내는 일본인 도반의 소개로 이듬해 엔교지에 머무르게 됐다. 당시 엔교지 스님의 권유를 받아 티베트어 주인이 탄생하게 됐다.

오쿠다 스님이 써주는 주인에는 티베트어 필기체로 엔교지의 이름과 참배일시 등이 쓰여 있다. 티베트어로 된 주인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은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는 주인 수집 열풍을 타고 조금씩 퍼졌다. 많을 때엔 하루 300명 이상의 참배자들이 주인을 받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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