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건강검진과 체질

인체 혈액과 체액 pH 7.3~7.4가 정상
2차 검진 권유 소홀이 해서는 안 된다

불교에서 삼독(三毒)으로 탐(貪) 진(瞋) 치(癡) 가 있다. 치는 어리석음으로 모든 번뇌의 근원이다. 우리는 흔히 우리 몸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대로 움직이는 몸이니 그만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몸에는 많은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있다.

우리 몸에 관련된 어리석음 중 건강과 관련된 어리석음만큼 많은 것도 없다. 예를 들면 인체의 혈액과 체액은 정상적으로 pH 7.3~7.4 로 약한 알칼리성을 띤다.

이런 약알칼리성 체액이 정상으로 보고 pH가 아래로 내려가면 ‘산성 체질’ 이라면서 큰일 날 듯 이야기를 한다. 먹는 식품을 산성과 알칼리성으로 제멋대로 나누며 어떤 것은 산성식품이고, 어떤 것은 알칼리성식품이라고 한다.

문제는 먹으면 알칼리성 체질로 바뀐다는 등의 잘못된 소견을 주장하는 경우다.

한 가지 예로 식품을 태워서 남은 재로 측정원소(이온)의 분포에 따라 산성이나 알칼리성 식품으로 나누고 있는데, 식초 같이 산성을 띠는 식품이 알칼리성 식품이 되고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중성인데 산성식품으로 취급을 하며, 더 나아가 먹는 물도 알칼리성 물이니 환원수니 육각수라는 이름으로 주위 사람을 현혹하고 있다.

그럼 우리 몸에 산성이나 알칼리성을 띠는 물질(원소)이 많이 들어오면 바로 몸의 체질이 바뀌는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의 모든 성분이 다 소화되는 것도 아니고, 음식에 포함된 미네랄과 원소 등의 물질이 모두 체내에 흡수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 인체의 혈액이나 체액에는 잉여의 산이나 알칼리를 중화하는 강력한 완충기능(buffer system)이 있어 혈액의 산도(pH)는 중성 부분으로 항상 유지되며 알칼리 용액을 혈관을 통해 다량 주입하지 않는 한 수소이온지수(pH) 변화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체액은 pH가 좀처럼 변하지 않게 철저히 조절되고 있지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는 포도당보다는 지방산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간에서 산화된 지방산을 케톤체(ketone body)로 변화시킨다. 이 케톤체는 지방산이 분해되어 저분자 물질로 변한 것으로 약한 산성을 띤다.

문제는 이런 케톤체의 양이 증가하게 되면 혈액의 pH를 산성 쪽으로 기울게 할 수 있다. 그 결과 혈액의 점성도를 높여 모세혈관 순환(피의 흐름)을 악화시켜 손·발끝 혈액순환을 저하시켜 상처 발생 시 치료가 지연된다.

이런 경우와 같이 음식물(식품)을 통한 그릇된 믿음은 질병 치료는커녕 질병 악화와 치료의 적절시기를 놓치는 원인이 된다. 음식 하나하나에 대한 잘못된 어리석음이 환자 자신의 불행은 물론 가족 모두가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 어리석은 판단을 경계해야 되겠다.

우리 몸에 대한 어리석음을 걷어내는 것에는 건강검진이 있다. 건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진단이다.

현재 직장이 없는 20~30대가 국가 건강검진 대상에 포함이 되었고 검진 항목은 비만, 시청각 이상, 고혈압, 신장 질환, 빈혈,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폐결핵 등이다. 40대 이후부터는 5대 암과 여러 질병의 조기발견과 예방을 위한 검사 항목이 추가된다.

여기서 건강검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국가검진 외 개인적 검진이 있는데 검사 항목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검진은 아니다. 주된 건강 검진의 목적은 암 예방과 혈관, 심장, 뇌를 비롯한 신체 기관 상태 확인으로 압축된다.

가장 염려되는 암의 경우 국가 암 검진 5대 암과 권장 검사와 특히 위암은 40세부터 1~2년마다 위내시경 시행, 간암은 고위험군(기존 간 질환, 간염 포함)의 경우 6~12개월 마다 간초음파 검사, 대장암은 50세부터 3~5년 주기로 대장 내시경 또는 분변 잠혈 검사를, 유방암은 40세부터 2년 주기로 유방촬영검사, 자궁경부암은 30세 이상 2년마다 자경경부세포검사, 비만·고혈압·당뇨병 환자는 심장 관상동맥질환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건강검진 요령껏 잘 받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첫째 건강진단이 붐비는 시기를 피한다.

일반적으로 10월에서 12월까지는 대부분 건강검진 센터는 일정을 잡기 힘들 정도로 예약이 많이 잡혀있다.

가장 편하게 검사 받을 수 있는 기간은 봄에서 여름 사이인 4월에서 8월간이다. 한 달을 놓고 본다면 월말보다 월초가 더 좋고 덜 붐빈다.

둘째, 복용중인 약과 자신의 질병이 있거나 증상이 있으면 메모해서 건강검진 의료진에게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셋째는 중요한 2차 검진 권유를 소홀이 해서는 안 된다. 2차 검진통고를 받고. 재검사를 시행한사람은 총 검사대상에 30%가 채 인된다. 2차 정밀검진을 통해 실제로 질병여부와 아니면 질병 초기단계인지 더 나아가 치료시작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끝으로 좋은 건강검진이란, 첫째, 생에 주기에 맞는 시행, 둘째, 의료진의 신뢰와 숙련도가 높은 것, 셋째, 의료기관의 장비·시설의 정확도가 높은 것, 넷째, 어떤 질환이 진단될 시에 연계 치료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마지막 당부는 건강 검진은 내 몸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보기위해서 행하는 의료 검사다. 건강검진을 마치 유행으로 주변이 하니 같이 한다거나 주위 사람의 권유해 수시로 받는 등 불필요한 검사를 남용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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