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회의원들 포교 위기 절감… "포교원 의존증 줄여야"

조계종 제216회 중앙종회 임시회 현장.

조계종 중앙종회가 이례적으로 포교원을 향해 강한 질책을 쏟아냈다. 수년간 포교정책에 변화가 없고, 포교원 활동이 지역까지 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심지어 지역에서 포교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자립할 수 있도록 포교원이 지역포교를 포기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919일 열린 제216회 임시회서 종책질의를 통해 포교원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면서 포교에 대한 대전환 모색을 주문했다. 앞서 총무부를 비롯해 대부분의 종무기관 부서에 특별한 질의를 하지 않았던 종회의원들도 포교원만큼은 쉬이 넘어가지 않았다. 종회의원들의 발언은 오랫동안 참아왔던 포교원 활동을 지적하기 위해 벼르고 벼른 듯 수위가 높았다.

가장 먼저 정범 스님은 매년 큰 변화가 없는 포교원 예산을 언급하면서 일선사찰들이 포교원에 대한 기대를 접고, 포교를 위해 자립하도록 포교원의 지역포교 포기 선언을 요구했다. 정범 스님은 종단에 포교원이 있기에 지역에서 너무 많은 기대를 건다. 포교원이 나서서 포교해주길 바라는 곳도 많다. 하지만 포교원 예산은 늘 별다른 변화가 없고, 전국을 위한 포교를 할 수 있는 역량이 안 된다차라리 포교원이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선언해야 지역에서도 경각심을 갖고 자립을 준비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포교원이 일상업무만으로도 바쁜 상황에서 일선포교까지 감당하긴 어렵다고 판단, 맡을 수 있는 영역을 분명히 해야 산하단체와 지역에서 포교 기틀 마련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지적이다. 포교원 의존증을 덜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정현 스님은 예산 변화가 없는 것은 포교원이 그만큼 역동적인 계획과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반증이라고 비판했다.

정현 스님은 지난 20년간 포교원이 살아 있게 활동했다는 흔적을 찾을 수 없다. 포교원 자체가 포교해야겠다는 의지가 없는 사람들의 구성 같다고 강하게 질책하면서 수년간 포교예산이 늘어나지 않는 건 일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적극적으로 활동해 계획을 밝히고 예산을 늘릴 수 있도록 진지하게 업무에 임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만당 스님 역시 포교원은 지역 포교와 큰 관련이 없는 것 같다. 다들 그렇게 느낀다신도 고령화에 따른 교재 활자 키우는 것도 뒤로 한 채 불교성전 편찬만 매달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함결 스님도 최근 포교연구실의 활동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견해를 밝혔으며, 혜일 스님은 단순히 포교원뿐만이 아니라 종단차원에서 사찰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와 배려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종회의원들은 포교원이 준비 중인 <포교법> 전부개정안에 포교원이 할 수 있는 역할까지만 담아 정체성을 분명히 할 것을 주문했다.

<포교법> 전부개정안은 지난 3월 제214회 임시회서 포교분과위원회 발의로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포교원장 명의가 아니라는 이유로 질타를 받았다. 종회 분과보다 포교원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종도 의견 수렴 절차가 생략됐다는 지적에 해당 안건은 철회됐으며, 포교원은 추후 포교원장 명의로 발의하기로 했다.

이 같은 종회의원들의 비판에 종회의장 범해 스님도 포교원이 어디까지 포교업무를 맡을 것인지 분명히 해 새롭게 법안을 개정하라는 의견으로 이해해달라며 포교원이 관련 업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했다.

이에 포교부장 가섭 스님은 종회의원스님들께서 말씀하신대로 심도 있게 고민해 포교업무의 변화가 일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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