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조동종 이치노헤 스님과 군산사암연합회 공동성명

이치노헤 스님(오른쪽 세 번째)과 군산사암연합회스님들이 아베정부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일본 아베정부의 과거사 부정과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한국에 대한 부당한 행동에 군산사암연합회(회장 도연)와 일본 조동종 운상사 주지 이치노헤 쇼코 스님이 아베정부 규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성명 발표 후 이치노헤 스님은 교계기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현 한일상황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군산 동국사에서 열린 공동성명 발표에는 동국사 종걸 스님, 염불사 행담 스님, 수도암 무진 스님, 삼보사 법송 스님, 보천사 의종 스님, 도안사 명현 스님, 이치노헤 스님 등이 참석했다.

동국사 평화의 소녀상과 일본 조동종의 참사문비 앞에서 발표된 공동성명은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는 한일양국과 아시아 민중에게 커다란 아픔과 상처를 남겼다”며 “특히 강제징용과 성노예 등 전쟁범죄에 희생된 한국인들의 고통과 상처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았다. 피해자들의 개인배상 청구권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치노헤 스님과 군산사암연합회스님들은 △제국주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 현실을 부정·왜곡하는 모든 행동과 정책에 반대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연대한다 △아베정부는 강제징용과 성노예제 등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피해자에 사죄의 배상과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중단 △아베정부의 평화헌법 수정과 군사대국화를 견제하고 아시아 평화협력 촉구 △전쟁과 국가폭력을 반대하며 한국과 일본 아시아에서 평화와 정의,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불교적 자비정신으로 교류하고 연대할 것을 밝혔다.

이치노헤 스님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1965년 한일 수교협정과 강제징용피해자의 개인배상은 아직 남아있다는 본지와의 인터뷰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1992년 일본 사민당 도이(土井) 의원의 질의에 야나이 일본정부위원이 개인청구권은 남아있다고 답한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치노헤 스님은 아베정부는 일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한국의 잘못으로 밀어붙이고 있으며, 한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고 비난하면서 이를 즐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님은 “아베정부는 정상적이지 않다. 권투경기에 비교할 때 링에는 오르지 않고 링 밖에서 한국을 때리고 있다”며 “일본의 지식인들도 이러한 아베정부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님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최근 한일관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20대는 한일갈등에는 관심이 없고 오히려 3차 한류로 한국의 음식, 음악, 드라마를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치노헤 스님은 또 “일본사람들이 변해야 하는데 그건 정말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3차 한류문화를 통해 서로 대등하게 대화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풀어가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동국사 주지 종걸스님은 “한국과 일본이 평화와 정의, 인권을 실현하기 위해 불교의 자비정신을 바탕으로 한 불교적인 참회, 불교적인 사업, 한술교류를 포함한 문화교류등 여러방면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하는 이치노헤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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