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화엄사, 환경 전문가들과 멸종위기종 양비둘기 문제 토론
멸종위기 동물과 천년고찰의 공존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구례 화엄사(주지 덕문)는 9월 4일 성보박물관에서 ‘화엄사 경내 문화재와 양비둘기의 공존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경내 문화재에 피해를 주는 멸종위기야생동물인 양비둘기와의 공생을 주제로 사찰, 지역 시민단체, 국립공원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두표 호남대 교수의 진행으로 △신민경 계장(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의 ‘지리산국립공원의 양비둘기 보호활동’ △화엄사 성보박물관 부관장 무진 스님의 ‘화엄사 문화재의 유산적 가치와 보전의 당위성’ △박종길 부장(지리산국립공원)의 ‘멸종위기종 양비둘기와 화엄사 문화재 보전을 위한 제안’ 발제가 이어졌다. 신민경 계장은 발제에서 “2018년부터 자원봉사자를 통해 양비둘기의 모니터링과 환경정화활동을 실시하고 있다”며 “양비둘기 배설물로 인한 문화재 피해를 막기 위해 자원봉사자 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나, 일부분은 많은 어려움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보문화재 관련 발표자로 나선 무진 스님은 “화엄사는 지난 8~9세기, 임진왜란 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사찰신축과 복원이 진행되는 문화재의 보고로, 현재 국보 4점과 보물, 천연기념물 등이 산재해 있는 문화유산”이라고 평가했다.
문제가 되는 양비둘기에 대해 박종길 부장은 “전국적으로 100여 마리밖에 남지 않은 양비둘기는 지난 2017년에 멸종위기야생동물로 지정됐으며, 현재 화엄사와 천은사 일대에서 서식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에 조사에 따르면 화엄사에서 38개체가 발견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구례지역 양비둘기 보존 추진전략에 대해 “둔사제, 구만제, 천은저수지 교각 등지에 집단번식을 위한 인공둥지를 설치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집단 이전 효과를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