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야산 1200년 된 소장문헌 전산화 나서

코보대사·진언종 가르침
더 많은 대중에 전하고자
AI 활용… 140년분 해석
“AI 연구에도 긍정적 효과”

고야산 대학에서 열린 심포지움에서 발언하는 패널들. 사진출처=AI뉴스

일본의 대표적인 불교성지인 고야산(高野山). 1200년 전 코보대사(弘法大師)가 개산해 일본 진언종의 총본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구한 역사와 함께 고야산에 소장된 방대한 양의 불교문헌들이 AI를 통한 해석과 전산화에 들어갔다. 이 중요한 소식을 827일 일본 ‘AI신문’ ‘뉴스픽등의 매체가 보도했다.

823일 고야산 대학에서는 ‘AI가 개척하는 고야산의 지식의 가능성이라는 이름의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고야산 측은 고야산 내에서 AI와 같은 현대과학 심포지엄이 열린 것은 사상 최초라고 전했다. 패널 토론의 사회를 맡은 히다카 젠포 스님은 고야산에 전해지는 방대한 문헌들은 역사의 보고다. 인력으로만은 그 전모를 밝히는데 상대한 시간이 소모된다. AI를 활용함으로써 해독하는 시간과 노력이 단축된다면서 고야산에 남은 불교의 지혜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젠포 스님은 진언종의 승려로서 종조인 코보대사의 가르침을 익히고 가르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사중의 업무에 쫓겨 공부할 시간이 항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옛 스승들의 가르침이 담긴 문헌들이 해석되고, 검색 가능한 텍스트 데이터가 된다면 출가자들은 물론, 재가자들도 코보대사와 진언종의 가르침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패널로 나선 AI연구자 이시야마 코우 씨는 단순히 AI가 고야산의 지혜를 다시금 빛나게 할 뿐 아니라, 반대로 AI연구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AI모델링 가운데 차기 도전과제로 불리는 인간특유의 고차적인 생각에 대한 모델링과 그 데이터에 대한 해석 가운데 코보대사가 설명하는 밀교적 세계관과 합치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보대사가 자신의 저서에서 사람의 마음을 열 단계로 분류, 저층계에서 고층계로 발전해나가는 구조가 공통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고야산에 소장된 문헌에 대해 소개한 코가사하라 하사히토 고야산 문서편집위원은 고야산 문헌은 단순히 불교문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국 진언종 사찰들로부터 보고 받은 시대와 지역의 다양한 정보가 결집된 자료군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기근과 같은 천재지변의 기록이나 당시 지역의 풍습을 보고한 내용도 많아 “1200년간의 시간이 담긴,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사료라고 전했다.

문헌해독을 담당하고 있는 고야산 문서편집위원회는 가장 첫 작업으로 에도시대부터 지금까지 약 140년분의 기록을 AI를 이용해 해독에 나섰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문헌은 히나미키라는 문서로 고야산 진언종의 총본산인 콘고부지(金剛峰寺)의 업무 일지다. 10인의 전문연구자들이 지난 2년간 총 240권 중 80권을 완료됐다. AI는 이 작업에서 글자가 지워지거나 판독하기 어려운 부분을 복원하거나, 이미지화된 문헌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젠포 스님은 이번 심포지엄을 계기로 AI와 불교 간의 접점에 대한 심포지엄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님은 고야산은 중세 일본 학문과 지식을 발산하는 거점이었다. 그렇기에 현대 최첨단 기술인 AI심포지엄을 개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전문기술기업과의 연대에 대해서도 의욕을 보였다. 물질의 시대에서 마음의 시대로 변하고 있다고 말이 되는 현대에서, 첨단기술을 이용한 불교가 어떤 역할을 할지 향후 고야산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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