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흠산수권 2

[評唱 2]

雪竇因風吹火 用力不多. 乃竪起拳頭云 “握則?拳 有高有下” 復開云 “開則成掌 無黨無偏” 且道 放開?人好 把定?人好. 開也造車 握也合轍 若謂閉門造車 出門合轍 我也知?向鬼窟裏作活計” 古人?此事 如是故 故如此. 且道 是如何.

설두는 바람이 불 때를 이용해서 불을 붙였기 때문에(因風吹火) 많은 힘을 쓰지 않았다. 그래서 주먹을 세우고 말하기를 “쥐면 주먹이 되니, 높음도 있고 낮음도 있다”고 하였던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주먹을) 펴고는 말하기를 “펴면 손바닥이 되니, 편파적인 것도 없고 치우친 것도 없다. 자, 말해보라! 펴는 것이 사람을 위한 것인가, 쥐는 것이 사람을 위한 것인가? 손을 펴고 수레를 만들어도 주먹은 수레 바퀴자국에 맞는다. (하지만) 만약 문을 닫고 수레를 만들어도 문을 나서면 수레 바퀴자국에 맞는다고 한다면 나 역시 그대들이 귀신굴속에서 활발하게 계교부리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안다”고 하였던 것이다.

고인이 이 일(此事, 일단대사=일대사인연)을 위한 것이 이와(此) 같았기 때문에, 그래서 이와 같이 했던 것이다. 자, 말해보라! 이것은 어떤 것인가?

古人同條生則是一 ?什?却如此不同. 諸人無事 試?覆參詳看. 是什?道理. 若是箇漢 一?便知 其或擬議 便隔千山萬水 了沒交涉也.

고인이 같은 가지에서 나왔다면 같아야 할 것인데, 어째서 이와 같이 같지 않은 것인가? 대중은 별일 없으면(無事) 시험 삼아 이를 뒤집어서 참구하고 상세히 살펴보라! 이것이 무슨 도리인가? 만약 이러한 사람(是箇漢)이라면 한 번 보면 바로 알겠지만, 혹 머뭇거리면 바로 천산만수(千山萬水)로 그 간격이 벌어져 전혀 관계없게 될 것이다.

인풍취화(因風吹火)와 관련해서 〈전등록〉 제13권 ‘여주 풍혈 연소 선사’편에 다음과 같이 전한다.

僧問 “如何是臨機一句” 師曰 “因風吹火 用力不多”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임기일구(臨機一句)입니까?”

풍혈이 말했다.

“바람이 불 때를 이용해 불을 붙이면 힘을 쓰는 것이 많지 않아도 된다.”

‘同條生’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전한다(〈선문염송집〉 810칙 참조)

(중략) 僧至夏末 再擧前話 請益 頭云 “何不早問” 僧云 “未敢容易” 頭云 “雪峰雖與我同條生 不與我同條死 要識末後句 只這是”

(중략) 어떤 스님이 여름 안거가 끝나는 날에 이르러, 다시 앞의 이야기를 들어 청익을 했다.

암두가 말했다.

“어째서 일찍 묻지 않았는가?”

스님이 말했다.

“(묻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암두가 말했다.

“설봉이 비록 나와 같은 가지에서 났지만, 나와 같이 죽지는 않는다. 말후구를 알고자 하는가? 다만 이것뿐이다.”

千山萬水(천산만수): 수없이 많은 산과 물이라는 뜻으로, 깊은 산속을 이르는 말. 여기서는 산을 넘고 물을 건널 만큼 그 간격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본칙 흠산수권화는 〈전등록〉 17권과 〈선문염송집〉(N. 914)에도 수록되어 있으니 참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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