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호 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 화합과혁신위 토론회서

‘시대가 요구하는 불교’ 주제로
수행법의 현대적 진화 제안해
김성철·김재영·인경 스님 발제
공동체·불교운동 중요성 강조

조계종 화합과혁신위원회 라운드 테이블 토론회 현장. 이날 '시대가 요구하는 불교의 모습'을 주제로 각 발제자들이 개인의 견해를 밝혔다.

그동안 불교계는 기도와 제사에 의지해왔지만 세대는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미래세대는 기도가 아닌 자신의 현실문제 해결을 위해 종교를 찾는다. 붓다가 제시한 나침반을 따라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는 참선과 명상을 강조하는 불교에서 조계종은 답을 찾을 수 있다. 간화선의 현대화다. 진정 수승한 수행법이라면 명상 시장의 경쟁에서도 이겨야 한다.”

탈종교화에 따른 종교의 위기를 논하는 시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수행법인 간화선을 강조하는 조계종이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수행법과 경쟁을 통해 현대인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화합과혁신위원회는 821일 서울 전법회관 3층 회의실에서 라운드 테이블 토론회-조계종의 전환, 무엇을 이룰 것인가?’를 개최했다. ‘시대가 요구하는 불교의 모습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백성호 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는 불교의 미래 전략을 수행의 보편화로 꼽았다.

백성호 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

백성호 기자는 현대인이 종교를 찾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자신의 현실문제 해결’, 둘째는 깨달음이나 해탈 혹은 구원’, 셋째는 강박증이나 우울증 등 심리치료. 이 중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것이 현실문제 해결이라며 불교의 솔루션은 불교가 처음 생겨난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문제해결이다. 불교가 미래에 살아남으려면 이런 본질을 위한 참선과 명상을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백 기자는 이어 불교명상의 본질을 놓치지 않고 현대인에게 전하면서도 종교적 울타리에 갇히지 않는 방법을 조계종이 강구해야 한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백 기자는 조계종은 간화선만 고집할 게 아니라 글로벌 불교의 수행법에도 문을 열어야 한다. 간화선도 이들과 경쟁하며 진화해야만 미래사회에서도 살아남는 수행법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찾아오는 이에게 화두를 던져주고 참구하라고 했다면, 이제는 쌍방향소통을 중심으로 안목을 갖춘 이가 문답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 기자는 또한 불교용어를 쓰지 않고 불교명상을 전할 수 있는 능력을 종단차원에서 키워내고, 제도나 격식이 아닌 불교 본질인 명상에 중심을 둘 것을 당부했다.

김성철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과 교수는 참회기도 중심 법회 대사회적 시민운동 보조 관혼상제 의례에 불교적 의미 부여 단기출가 활성화 가정에 불단 모시기 불자 필수규범 제정·보급 호계주 보급운동 재가불자 등급 부여 등을 불교의 미래 전략으로 제시했다.

김성철 교수는 불자가 되고 싶어도 직업적으로, 생활에서 지킬 수 없는 계율이 있어 망설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에서 자연스레 발생하는 고민이라며 재가불자가 5계를 지킬 때 만행자, 4계만 지킬 때 다분행자, 2~3계를 지킬 때 소분행자, 1계만 지킬 때 일분행자 등으로 재가불자의 등급을 구분해 계의 중요성을 각인시켜야 불교가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재영 청보리회 지도법사는 제도가 아닌 자발적 공동체에 방점을 찍으면서, 사부대중공동체가 보살부흥운동을 전개하고 권력으로부터 멀어질 것을 주문했다. 또한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 인경 스님은 단일 행자교육원을 설립해 문중개념을 없애고, 단기출가제도를 확대해 출가자 감소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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