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보리가람 농대, 3년 만에 57명 졸업

보리가람대학을 졸업하는 탄자니아 청년들이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조계종이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지역에 건립한 보리가람 농업기술대학에서 첫 졸업생이 배출된다. 학교를 건립한지 3년만이다.

9월 6일 탄자니아서 첫 졸업식
원예·농업교육에 한국문화 교육
10여명 불자 수계, 연등회 참가
농업전문가 삶 설계, 감사 표해

조계종은 최근 아름다운동행 상임이사 자공 스님을 단장으로 방문단을 꾸려 9월 6일 현지 학교에서 1회 졸업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보리가람 농업기술대학은 농업중심 국가인 탄자니아의 빈민 구제를 위해 조계종이 세웠다. 탄자니아는 인구의 80%인 4000여만 명이 농업에 종사하지만 정작 농지는 전체 토지 중 24%에 불과하다. 소규모 경작으로 농가 51%가 빈곤층으로 분류된다.

가장 큰 문제는 탄자니아 농민들의 농업기술 부재로 생산성이 낮고, 우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농법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에도 탄자니아에는 기후조건이 좋은 일부지역에만 농업학교가 편중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아름다운동행은 2013년부터 현지조사를 거쳐 근교농업 발전을 위해 경제수도 다르에스살람 내 농업기술대학이 필요하다는 탄자니아 정부의 요청을 받아 2016년 9월 대학을 설립했다.

그동안 보리가람 농업대학에서는 3년 과정, 학생 180명을 대상으로 원예 농업교육을 실시했다. 교직원 인건비와 수업료, 기숙사비 및 급식비 전액을 아름다운동행이 부담하고, 학생들은 국가자격시험 응시료만 부담했다. 그 결과 이번에 1회 졸업생 57명 모두 원예농업기술 자격증을 취득하게 됐으며, 이들 학생 상당수가 4년제 대학 편입을 통해 농업전문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또 이들 대부분이 한국어교육을 함께 받아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매주 화요일 학교에서는 아름다운동행 봉사단원을 교사로 한국어 교육이 진행됐다.

또 5월 중간고사 시험 전에는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연등을 만들고 팔상도 전시전을 관람하는 등 다양한 불교전통 체험도 지속적으로 마련됐다.

이런 관심으로 실제 2017년 연등회를 앞두고 탄자니아 학생과 교사 등 10여 명은 한국을 방문해 불자가 되는 수계의식을 받았다. 당시 이들은 연등회와 봉축법요식 등에도 참여해 신심을 키웠다. 여기에 ‘탄자니아에서 온 편지’ 등 웹소식으로 활동모습을 알린데 이어 2019년 1월에는 탄자니아 보리가람 학생들의 생활 모습을 한국불자들에게 전하기 위한 소식지 ‘보리가람’을 펴내기도 했다.

조용진 탄자니아 지부장은 “탄자니아는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다. 경제 규모가 작아 전공을 살려 직업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며 “종합대학을 진학하면 농업관련 공무원 기회가 많고 교사도 할 수 있어 80%가 진학을 꿈꾸고 있다. 여기에 20%는 고향에서 농장경영을 꿈꾸고 있다”며 “몇몇은 한국에서 공부하거나 혹은 탄자니아에 농업투자자를 연결할 수 없냐는 얘기를 한다. 이들에게 불자로서 해줄 말은 성실히 살며 정진하면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사무총장 자공 스님은 “그동안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서 도움이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았다. 특히 한국불자들의 도움으로 교육을 받은 것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탄자니아 보리가람 농업대학은 향후 동창회를 만들어 졸업생들의 네트워크도 구축할 예정이다.

자공 스님은 “많은 불자들의 후원으로 이 같은 인재불사를 이뤄낼 수 있었다. 한국불교의 저력을 알리고, 세계에 부처님 자비광명을 펼치는 탄자니아 보리가람 농업대학의 활동은 이제 시작”이라며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

한편, 아름다운동행은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탄자니아에 머물며 보리가람 대학 1회 졸업식과 함께 자비나눔행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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