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데이터로 분석한 초기경전


4부 니까야 5,434개 경전 연구
설법처·대화인물 등 통계 분석
도표·지도 시각화… 파악 용이

흔히 부처님의 설법을 팔만 4천 법문이라고 한다. 그 방대한 법문 안에는 부처님과 대화를 나눈 무수한 사람들과 주석처들이 등장한다. 불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가져봤을 의문. 부처님은 어느 사찰에 가장 많이 머무셨고 가장 많이 이야기를 나눴을까. 초기불교 전문가인 일아 스님이 이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연구서를 내놨다.

일아 스님의 〈부처님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가르치셨나-빠알리 니까야 통계분석 연구〉는 한국에서 처음 시도된 획기적인 초기경전 통계 분석 연구서로 맛지마·디가·상윳따·앙굿따라니까야, 5434개의 초기경전 연구를 거듭한 끝에 도출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 책은 부처님과 제자들이 주로 어디에 머물렀으며,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법을 설했는지를 매우 촘촘하게 분석하고 있다.

통계에 따라 도표를 그려서 비교하였고, 자료마다 특성을 고려해 높은 빈도수를 표시했으며, 승원과 각 장소에 관련된 사항을 설명하였다.

이 장소들을 다시 인도 지도에 표기해 부처님과 제자들이 가장 많이 주석한 장소가 어디였는지를 파악하게 했다. 또한, 빈도에 따라 경전에 등장하는 중요인물 6명의 존자와 2명의 비구니, 대화상대자로 나오는 재가자 6명을 선별해 그 면모를 살폈다.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된 초기경전 통계 연구서인 〈빠알리 니까야 통계분석 연구〉는 총 4편으로 구성됐다. 제1편은 배경에 관한 내용이다. 각각의 경전에 나타난 △장소 △중요인물 △대화상대자 △설법형태를 빈도수에 따라 통계표를 작성했다.

제2편은 니까야 각각에 나타난 설법 장소에 관한 설명이다. 설법 장소로 가장 중요한 기원정사를 자세하게 다뤘으며, 그 외의 승원과 각 니까야에 나오는 장소들도 모두 설명했다.

또한, 경전 자료뿐만 아니라 고고학적으로 검증된 안내판 자료나 그 외 동원 가능한 모든 자료를 통하여 폭넓게 조망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는 경전에 언급된 내용에서부터 바르후뜨 탑과 산찌 탑의 각문 자료, 각 주석서에 언급된 자료, 알렉산더 커닝햄의 고고학적 발굴 자료, 법현의 불국기와 현장의 대당서역기 등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모든 자료를 기반으로 빠알리 니까야의 특성을 도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제3편은 니까야에서 파악된 각각의 통계 자료에 따라 지도에 설법 장소를 표기했다. 이는 얼마나 다른 장소에서 부처님이 머무셨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저자에 따르면 제1편과 2편에서 살펴본 통계를 바탕으로 상윳따니까야에는 총 77곳의 장소가, 맛지마니까야에는 46곳, 디가니까야에는 24곳, 앙굿따라니까야에는 60곳의 장소가 기록됐다.

마지막 제4편은 니까야에서 검토한 ‘중요인물 빈도수 도표’에 의하여 가장 빈도수가 높은 존자 6명과 중요한 비구니 2명을 선별해 그들의 면모를 살펴보았다. 스님이 통계를 통해 밝힌 중요 존자는 사리뿟따 존자, 아난다 존자, 마하목갈라나 존자, 마하깟짜나 존자, 마하깟사빠 존자, 아누룻다 존자이며, 중요 비구니는 마하빠자빠띠 고따미 비구니, 케마 비구니이다.
중요 재가자로는 아나타삔디까 장자, 위사카 재가녀, 빠세나디 왕, 빔비사라 왕, 찟다 장자, 지와까 꼬마라밧짜가 이름을 올렸다.

연구서에 대해 일아 스님은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 중 일부인 ‘니까야의 도표와 그림표’를 좀더 보충해 완성할 계획이었는데 완벽을 도모하다보니 방대해졌다”면서 “이 연구서가 부처님의 설법 배경에 관련한 자료로서 좀 더 유용하고 명확한 정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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