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확 ‘마애불상군(群) 돌ㆍ부처를 만나다’ 展
서울 나우갤러리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마애불상군을 테마로 한 사진전이 열린다. 10년 넘게 우리나라 전국에 산재해 있는 마애불상군을 카메라에 담아온 장명확 사진가는 9월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나우갤러리에서 개인전 ‘마애불상군 돌ㆍ부처를 만나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경주 탑곡 삼존불을 비롯한 마애불상군 흑백사진 20여 점이 전시된다.

충주 봉황리 마애불상군.

“마애불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마애불이라는 것이 단순히 돌에 새긴 그림(불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천 년 이상의 오랜 시간을 견뎌온 것으로 선조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그런 마애불 앞에 서서 그 오랜 염원과 시간을 카메라로 발라내려고 했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석불 앞에 서면 우리들의 선조들이 마애불 앞에 서서 많은 기원을 했다는 사실과 천 년이란 긴 시간이 불보살의 모습 속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숙연해지고 감흥은 더욱 커진다.”

마애불은 순수하게 불교적 신앙의 차원에서 조성된 것도 있지만 많은 마애불에는 불교적인 신앙과 함께 바위신앙, 자연신앙, 민속신앙 등 여러 무속신앙적인 요소가 함께 깃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불교가 전해지기 이전의 여러 신앙적 요소가 함께 하면서 민중들의 간절한 기원이 깃든 신행의 공간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조형의식이 깃들어 있어 종교와 예술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오늘날의 자연미술이나 환경미술적 시각에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며, 사진가의 카메라가 담아낼 만한 소재로서도 충분한 이유가 있다.

마애불은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마애불상군은 그렇지 않다. 그것은 알리려는 작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장 작가가 마애불 중에서도 군을 이루고 있는 마애불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마애불상군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형식미와 좀 더 많은 대중에게 마애불상군에 대해 알리기 위해서다. 마애불상군에는 부처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살은 물론 사천왕과 공양자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 바위라는 자연적 소재에 그려진 불보살의 모습은 신앙의 표출이면서 예술적으로 들여다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이다. 서방정토를 바라보는 듯한 먼 시선의 칠불암 석불, 흘러가는 구름을 이고 산인 듯 나무인 듯 서있는 경주 탑곡 삼존불, 거대한 바위 속에 나란히 앉은 따뜻한 두 부처, 한 편의 탱화 같은 부처님과 사천왕들…. 사진으로 만들어낸 또 하나의 마애불이다. 색깔을 버리고 흑과 백만으로 새겨낸 형식적 변환에서도 또 다른 마애불을 볼 수 있다. 장명확이 다시 새겨낸 마애불이다. 장 작가는 숲 속에서 만난 마애불에서 천년을 보려 했고, 그 천년 속을 지나간 우리의 지난날을 보려한다.

“지금도 마애불을 보면 마음이 숙연해지고 그 마애불에 천년 만년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의 오늘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마애불이 나의 시각에 들어오게 된 것은 한 분의 부처님이 아닌 여러 불보살이서 조형적으로도 사진적 구도에 부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간직하고 있는 마애불상군이 이제 내 카메라를 통해 세상으로 나오려 한다.”

장명확 사진가는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졸업. 1988년 주간스포츠 사진부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보도, 출판, 방송 등 여러 분야에서 불교 관련 사진을 찍어왔으며 G20 정상 증정을 위해 문화부에서 간행한 화보집에서 불교 분야의 사진을 담당했다.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을 마치고 원광대학교, 동방불교대학교, 중국 연변대학교 등에서 사진학을 강의했다. 〈붓다의 제자 비구니〉, 〈깨달음이 있는 산사〉, 〈길 위에서 삶을 묻다〉 등 40여 권의 도서에서 사진 작업을 했다. 특히 월간 〈불교와 문화〉, 진각종, 원불교, 백양사, 불교 방송 등과 함께 불교 관련 촬영에 힘쓰고 있다. 월간 〈불교와 문화〉의 사진 일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15년 넘게 사찰을 찍고 있다. 12017년 8월에는 첫 사진전인 〈달빛 아리랑〉을 개최했다. 전국을 돌며 마애불상군(群) 사진도 오랫동안 찍어왔다. (02)725-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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