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 아이낙 유적서 불교 유물 잇달아 발굴

7세기 추정 패엽경 사본 비롯
소조불·소조탑 등 파편 나와
현장법사 거쳐간 브리스타나
해당 유적지일 가능성 높아져

아프간 중부의 메스 아이낙 유적지 전경, 사진출처=산케이신문

아프가니스탄 중부 메스 아이낙(Mes Aynak)의 유적지에서 7세기경의 것으로 보이는 패엽경 사본들이 발견됐다. 이번 발견으로 해당 유적지가 현장 삼장(602~664)이 방문했던 고대 불교국가 브리스타나(Vrjisthana, 弗栗恃薩那國)’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놀라운 발견을 726마이니치 신문’ ‘싱저우 데일리’ ‘메나 FN’ 등의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동남쪽으로 약 40에 위치한 메스 아이낙 유적지. 3~7세기경 번성했던 대규모 도시로 추정되는 이곳은 2009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이 진행됐다. 유적지에서는 소조불과 소조탑, 불화 파편 등 불교 유물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소조불 가운데는 등신대 크기로 전신에 금이 입혀진 좌불상과 금으로 상호가 그려진 불두 등이 발견돼 당시의 번성한 불교문화와 도시의 세력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시의 중심부로 추정되는 언덕의 사면에서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잇달아 다량의 패엽경 사본들이 발견됐다. 발굴을 주관하는 아프간 고고학국은 불탑도 아닌 유적에서 다량의 패엽경이 발굴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경전을 보관하는 도서관 등의 시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해독을 담당한 교토 불교대학 마츠다 카즈노부 교수는 최근 해독이 완료된 일부 사본들은 모두 싣담(siddham, 悉曇)체의 산스크리트어로 나무껍질에 쓰여 있다. 초기 대승불전인 <반야경> <미륵하생성불경> 등으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마츠다 교수는 초기 대승불전이 다량으로 발굴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첨언했다.

또한 이번 사본들의 발견으로 메스 아이낙 유적지가 고대에 잊힌 불교국가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출토유물보전과 복원에 협력하고 있는 도교예술대학의 마에다 코사쿠 교수는 대량의 불교유물 발견과 위치적인 면에서 유적지가 현장 삼장의 <대당서역기>에 등장하는 브리스타나와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마에다 교수는 현장 삼장이 서역에서 대승불전을 가져와 번역했기에 이곳을 거쳐 인도를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장 삼장은 <대당서역기>에서 고대의 불교국가 브리스타나에 대해 불률시살당나국(弗栗恃薩那國)은 기후가 매우 춥고, 사람들의 성격은 과격하다. 그러나 삼보를 깊이 믿으며 학문을 숭상한다. 덕행이 있는 이를 공경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한편, 유적지 주변에는 세계 최대급의 매장량으로 추정되는 동 광산이 산재해 있다. 오랜 내전으로 경제개발을 진행 중인 아프간 정부는 지난 200730년간의 채굴권을 30억 달러(한화 약 3500억 원)에 중국 기업에 매각, 현재 채굴이 진행되고 있다.

아프간 고고학국은 광산채굴이 유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전체 유적의 10%만이 발굴됐다. 발굴을 완료할 때까진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고고학국의 제소를 받은 유네스코 또한 유적의 보전과 중요성을 아프간 정부에 권고했다. 아프간 정부의 유적보호와 개발의 균형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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