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11년째 이어온 자비행

2008년 불교활동가 4명 뜻 모아

지역스님 섭외하며 단체 조직해

사부대중의 불교 사회참여모토

지역불교 위상 한 단계 끌어올려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 비롯해

자비나눔·소모임 등 사업 전개

내년 초 나무숲센터 건립불사도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가 2018년 ‘맑고향기로운 노래이야기’라는 주제로 개최한 음악회. 불교환경연대는 매년 어린이·청소년을 비롯해 다양한 계층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이하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시각)가 출범 만 11년을 훌쩍 넘겼다. 그동안 광주전남지역 불교의 사회적 역할과 참여라는 화두 아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불교계 및 시민사회에 잔잔한 파장을 미쳐왔다. 특히 불교계 환경단체임에도 불구하고 환경운동을 넘어 지역 시민사회운동 분야는 물론이고, 불교환경연대가 10년 넘게 의욕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는 어린이·청소년사업은 전국 불교계에서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으로 포교에 획기적인 변화를 도모해가고 있다.

불교환경연대는 처음부터 사부대중공동체를 지향했다. 바로 비구·비구니·우바이·우바새가 함께 불교의 사회참여를 모토로 부처님 가르침에 기반을 둔 다양한 대사회적 역할과 활동을 펼쳤다. 창립의 깃발은 지역 불교활동가 네 명이 들었다. 지역에 불교의 사회참여를 담보하는 조직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소박한 원력으로 뭉친 것이다. 네 명의 불교활동가들은 일단 출범 10년 안에 단체를 지역사회 속에 튼실히 뿌리내리는데 목적을 뒀다.

그리고 광주전남지역의 수많은 스님들을 찾아다니며 이 원력불사에 동참해달라고 간청했다. 맨 먼저 마음을 낸 스님은 바로 초대 상임대표를 역임한 법일 스님이었다. 그리고 스님은 당시 500만원을 선뜻 내어주며 주택가 작은 공간이라도 얻어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여기에 지역 시민사회의 대모 역할을 한 행법 스님이 마음을 내었으며, 시각 스님과 무등 스님도 흔쾌히 동참해 네 스님이 대표단을 수락했다. 이를 바탕으로 사부대중이 참여하되 출재가 구분을 짓지 않고, 철저히 공적인 가치와 정신을 단체 속에 녹여내고 있다.

불교환경연대는 이렇게 재가자들이 첫 마음을 내어 출발하고, 여기에 스님들이 마음을 보태 주춧돌을 단단히 놓았다. 초대 상임대표를 맡은 법일 스님은 창립 때부터 8년간 불교환경연대의 기반을 닦는데 온 힘을 쏟았다. 그리고 지난 201511월부터 현재까지 2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시각 스님은 탁월한 리더십으로 불교환경연대를 지역의 시민사회와 환경단체, 그리고 지역 불교계를 넘어서 전국 불교계의 주목받는 단체로 변화를 도모했다.

불교계 기반이 약한 호남지역에서 불교의 사회적 역할, 다양한 환경운동, 그리고 어린이청소년 사업을 다양하게 펼치면서 상임대표 소임을 맡은 시각 스님은 출범 당시의 소회를 밝혔다.

제2대 상임대표 시각스님은 탁월한 리더십으로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를 넘어서 전국 불교계에서도 주목받는 단체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지역 네 명의 불교활동가가 불교환경연대를 만든다고 할 때 주저 없이 함께하겠다고 했습니다. 삭발염의한 출가수행자로서 내 자신을 닦는 수행도 중요하지만,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고 기여하고 잘 쓰이는 수행자가 되는 게 늘 마음에 품고 있던 소망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호남지역은 광주학생독립운동, 5.18민중항쟁 등 역사적 어려움에 분연히 떨쳐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우리 불교계의 역할은 참으로 미미했습니다. 지선 스님과 진관 스님 등이 민주화운동을 견인해주었지만 2000년대 이후 광주불교는 대사회적 역할에 소홀했던 게 사실입니다. 지난 20084월 불교환경연대를 발족할 때부터 함께해왔는데 어느새 1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때 같이 시작한 행법 스님, 법일 스님, 무등 스님은 지금도 제가 참으로 존경하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오직 불교의 사회참여라는 화두에 공심으로 마음을 모아왔습니다. 오직 불교가 지금 이 시대 우리 지역사회에서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만을 고민해 온 분들입니다.”

불교환경연대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수행과 더불어 사회적인 역할을 통해 불교가 부처님 가르침이 이 시대를 관통하고, 현대인들에게 믿음과 희망이 돼 의지처로 거듭날 것인가만을 고민하며 한 길을 걸어왔다. 이런 진정성 있는 마음이 모아졌기에 불교환경연대는 지역의 시민사회는 물론 전국의 불교계 시민사회가 주목하는 단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자비의 쌀 나누기를 11년째 이어오고 있다.

 

불교환경연대는 활동의 폭이 굉장히 넓다. 불교환경운동, 불교의 사회참여활동, 회원소모임 활동, 어린이청소년사업, 그리고 불교계 및 시민사회단체와의 유기적인 연대사업 등을 씨줄날줄로 펼쳐오고 있다. 불교환경연대는 모든 사업에 회차를 붙여서 하기로 유명하다. 한번 시작한 일은 10년 이상 진행해보자는 회원들의 열의가 담겨있다고 한다.

20197월 현재 광주전남지역 공익활동가 자비의쌀 나누기(11) 망월동구묘역 주먹밥나누기(11) 광주시민과 함께하는 연꽃등만들기(10) 책읽는모임 보리수아래(49) 생태문화기행모임 산애들애(82) 대중공양모임 초록세상(20) 친환경살림모임 에코맘데이(9) 자따마따 12(38) 어린이생태학교(24) 청소년리더십캠프(6) 청소년자전거캠프(5) 청소년지리산마음캠프(7) 어린이담마스쿨(1) 두근두근진로여행(2) 선재역사문화탐방(10) 청소년인문학교실(5) 소식지 격월 발간(67) 등 모든 사업에 회차를 붙이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면서 쌓아온 믿음을 기반으로 불교환경연대는 다양한 소모임이 구성돼 있다. 풍물모임 간다르바, 책읽는모임 보리수아래, 생태문화기행모임 산애들애, 친환경살림모임 에코맘, 행복한엄마들모임 해피맘, 어린이청소년중창단 무지개선율, 청소년자원활동가모임 해피트리, 청소년지도자모임 아름드리까지 다양한 회원소모임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고 생명을 생각하는 일들을 펼쳐나가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역피라미드형 회원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불교환경연대는 항아리형 회원구조를 띈다. 이는 불교계나 시민사회 할 것 없이 일반단체들의 회원 연령대가 50대 이상이 대부분인데 비해, 불교환경연대는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30~40대 학부모, 그리고 50~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돼 있다. 앞으로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활동해갈 수 있는 초석을 닦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을 지난 11년간 지속적으로 해온 성과다. 그동안 불교환경연대 주관으로 12일 이상의 어린이청소년 캠프를 약 90차례 전국 템플스테이 사찰에서 진행해왔다.

이런 공로로 불교환경연대는 지난 201512, 조계종 포교원이 주관한 어린이청소년포교활성화를 위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메인 프로그램인 자따마따 12일 프로그램 매뉴얼 북을 포교원 후원으로 제작해 전국 사찰과 단체에 무료로 배포했다. 지난해에는 동출 스님이 진행하고 있는 15회 불교활동가 지원금대상자에 불교환경연대가 선정됐고, 광주불교연합회 주관 ‘2017 빛고을불자대상에도 선정됐다. 또한 광주시교육청의 후원을 받아 다양한 환경체험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으며, 환경부 환경인증 프로그램 단체로 선정돼 그 위상과 역할을 높여가고 있다.

그리고 5.18민중항쟁 추모법회와 공익활동가를 위한 자비의 쌀나누기를 비롯해 평화와 통일,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사회단체와의 유기적인 연대활동은 시민사회에 불교계의 위상과 역량을 높여내는 역할을 자임해오고 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시민사회에서 불교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히 높아졌다.

 

특히 올해는 지구의날 기념 제49주년 광주행사를 불교환경연대가 주관했다. 지난 420금남로 차없는거리에서 이용섭 광주시장과 지역의 다양한 환경단체 대표들과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구의날 기념행사를 여법하게 진행했다.

지구의날 광주행사를 아름답게 회향하고 나니 시에서나 지역환경단체에서 불교환경연대를 바라보는 위상이 한결 높아졌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메이저 환경단체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불교환경연대는 이제 환경의제에 필요한 다양한 회원교육과 실천을 통해 환경단체로서의 위상을 올곧게 세워가고자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향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많은 회원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진행하고 있는 나무숲센터 건립불사는 한국불교계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20202, 광주남구 양림동 펭귄마을에 청소년쉼터, 그린담마명상홀, 환경체험학습장을 갖춘 나무숲센터 건립을 앞두고 있다.

생명평화를 애호하는 불교NGO, 불교환경연대에 따라붙는 캐치프레이즈다. 뭇 생명과 평화를 존중하며 종교를 넘어 진정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일들을 찾아서 묵묵히 일들을 펼쳐가는 불교환경연대. 자연과 조화로운 삶, 세상과 함께하는 삶을 구현해가는 스님들과 재가자, 그리고 다양한 연령과 분야의 회원들이 무지개 빛 조화를 이루며 환경보살로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해가며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정진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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