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보살’이 나눠준 감사 에너지
‘식물보살’이 나눠준 감사 에너지
  • 대안 스님/금당전통음식연구소 이사장
  • 승인 2019.07.2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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⑭ 대서(大暑)
완두콩국수·머위찜국·애호박채전

앞산 뒷산의 흰 구름이 겹치며 흐른다. 산새소리 맑고 청량하여 무더운 날씨도 잊게 하는 여명의 시간 속에서 꽃비는 이미 그치니 좌선을 풀고 포행에 나선다. 내면에 귀 기울이고 자성과 만나는 이 소중한 시간, 하안거에 더욱 집중하는 시간이 전국 각지 수좌스님들의 용맹심과 함께 한다. 마음이 머무는 정진시간은 출가자 누구에게나 긴장과 조급함을 부르는 시간이기도 하다. 완급을 잘 조절해야 항상 물들지 않는 마음자리를 지킬 수 있다.

금수암 텃밭은 27년간 한 번도 제초제나 살충제를 뿌리지 않고 토양을 지켜왔다. 더운 탓에 김을 매기가 쉽지 않지만 매일 아침 동트기 전에 30분씩 잡초를 메는 일을 꾸준히 해온 덕에 도량이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었다.

이 무더운 여름, 풀이란 존재가 새삼 고맙기도 하다. 땅에 잡초가 자라지 않는다면 지구는 태양열에 더워진 지열 탓에 생명이 살기에 더욱 척박한 환경이 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말복을 이기는 사찰보양식을 만들기 위해 머위대를 한소쿠리 낫으로 베어서 가마솥에 삶는다. 얇은 껍질을 벗기는데 꽤 시간이 걸린다. 머위찜은 한 솥 만들어 두세끼니 해결하기 좋은 음식이다. 통들깨를 갈아서 즙을 만들어 집간장으로 간을 해 만드는 머위찜국은 부드러운 맛이 강렬함을 잊게 하는 여름 보양식이기도 하다. 들깨찬미라고 보습과 습윤을 도맡아하는 들깨는 인류의 은인 콩과 더불어 고마운 식물이다.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시간에 점심 한 끼 보리밥으로 강정을 만들고, 콩국수를 시원하게 만들어서 해결하니 번거로움도 잊고 만다. 요즈음에는 백태를 콩가루를 만들기보다 서리태콩으로 콩물을 만드는데, 이는 심장의 열기를 내리는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콩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공기 중의 암모니아를 모아서 자신이 저장고를 만들어 자양분을 자급자족한다. 인류의 은인이란 소리를 들을만한 식물이다.

호박은 애호박과 잎으로 수없이 국을 끓이고 쪄서 먹는다. 호박잎은 이 시기를 돕는 식물 중 으뜸이다. 애호박채를 곱게 썰어 전을 지지면 얇고 밀가루가 적은 다이어트 식품인 애호박채전이 된다.

애호박편수도 간편식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 만두재료는 공이 많이 들지만 편수는 한 가지 재료로 만두를 만들기 때문에 무척 간편하고, 호박즙의 단맛은 과일과 비교할 수 없는 맛이다. 여전히 오이는 텃밭의 한편에서 끊임없이 노란 꽃을 피우고, 어린 오이와 누런 오이를 함께 키우고 있다. 오이는 더운 여름 열기를 식히는 냉국으로 자주 맛보는 음식이다. 미역과 함께 만드는 것이 보편적인데, 이는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해조류의 미네랄이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대신 오이채를 곱게 만들면 음식은 더 고와진다. 오랫동안 사찰음식 현장에서 강의를 해보니 점점 더 단순해지고 정갈해지고 칼끝에서 솜씨가 나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칠게 보이는 음식, 정갈한 음식, 투박한 음식, 각기 그 품새가 다르지만 조리자의 손길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의 음식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음식을 만드는 일이 종합예술이라고 평가 받는 이유다. 그 사람의 마음이 빚은 음식이니 각자의 창조력이 훈습되어 만든 이의 공이 느껴지는 것이다.

여름을 무사히 나게 해준 오이보살, 호박보살, 가지보살과 더불어 수많은 식물보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완두콩국수

완두콩국수
완두콩국수

재료: 소면국수 200g, 완두콩 2, 땅콩가루 2T, 1T, 참깨 1T, 머위대 100g, 소금 ½T, 수박 약간

1. 풋콩은 씻어서 물에 소금을 넣고 삶는다.

2. 머위대는 삶아서 껍질을 벗기고 잘게 썬다.

3. 삶은 풋콩을 견과류와 참깨. 소금을 함께 넣고 동량의 물을 넣어 믹서에 곱게 갈아 콩물을 만든다. (완두콩 2배의 물을 넣고 간다. 물과 얼음을 같이 넣고 갈면 더 시원하다.)

4. 국수를 삶아 그릇에 담는다.

5. 잘게 다진 머위대를 국수 위에 고명으로 올리고 콩물을 붓는다.

6. 수박으로 장식한다.

머위찜국

머위찜국
머위찜국

재료: 머위대 200g, 마른표고 3~4, 다시마(5*5) 4, 들깨가루 2T, 쌀가루 1T, 집간장 1T, 들기름 1T, 소금약간

1. 머위대는 삶아 찬물에 헹군 후 껍질을 벗긴다.

2. 2컵에 다시마와 마른표고를 넣고 7분간 끓여 채수를 준비한다.

3. 껍질을 벗긴 머위대는 두꺼운 부분은 2등분해서 5길이로 잘라준다.

4. 채수에서 건진 표고버섯은 채를 썰어 참기름과 집간장으로 밑간한다.

5. 들깨가루와 쌀가루는 섞어서 채수 2~3큰술을 부어 불려 놓는다.

6. 달군 팬에 들기름과 채수를 넣고 머위대와 표고버섯을 넣고 덖는다.

7. 어느 정도 익으면 집간장을 넣어 간을 한 후 채수를 부어 끓인다.

8. 걸쭉하게 끓을 때 들깨와 쌀가루 불린 물을 넣은 후 불을 줄이며 끓인다.

애호박채전

애호박채전
애호박채전

재료: 애호박 2, 전분 , 밀가루 2T, 부침유(들기름1T·식용유1T), 소금 약간

1. 애호박을 가늘고 곱게 채를 썬다.

2. 전분에 애호박을 무친 후 소금을 약간 넣고 버무린다. 물이 생기기전에 빨리 부치도록 해야 한다.

3. 팬에 부침유를 두르고 애호박을 손으로 펴놓고 그 위에 밀가루를 살살 뿌리며 익으면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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