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불교계, ‘재가승려 통신교육’ 광고 강력 비판

통신교육으로 유명한 법인서
‘재가승려’ 교육프로그램 광고
교육자 종단·이름 등 안 밝혀
출·재가자 모두 회의적 반응

일본 신문에 게재된 ‘재가승려자격’ 광고. 사진출처=페이스북

출가자 감소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는 일본불교계. 출가자를 모집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이 모색되는 가운데, 통신교육으로 승려자격증을 발급한다는 광고가 신문에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광고는 불교계 SNS를 통해 퍼지면서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의 광고는 일본에서 통신교육으로 유명한 모 사단법인 산하의 교육프로그램이다. 광고는 마음이 중요시되는 시대의 새로운 자격이라는 문구가 담겼으며, ‘재가승려(在家僧侶)’를 양성하는 통신강좌로 게재됐다. 광고 내용에는 재가승려란 사찰로 출가하거나 삭발을 하지 않은 채로, 평소와 같이 가족들과 자택에서 생활하며 승적을 갖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교육내용에 대해서는 현역 주지스님이 근본불교에 기초한 불교의 시작부터 깊은 핵심까지 친절한 불교강좌로 교육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강생들은 실제 수행으로 참선과 사경, 독경 등의 수행법을 각자에 맞게 선택해서 배우게 된다. 교육을 모두 이수한 수강생 중 희망자에게 법명, 도호(道號, 한국의 건당에 해당), 법계를 취득할 수 있으며 재가승려로서 사람들을 이끌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재가승려가 된 한 수강생은 수강후기에 불교의 깊은 뜻을 배우고서 매일이 충실해졌다. 이웃에게 법문을 하거나 상담을 해주는 등 승려로서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며 실제 출가자로서의 활동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 다른 수강생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없는 삶 속에서 재가승려의 길을 만났다. 덕분에 새로운 삶이 펼쳐졌다고 후기를 남겼다.

이에 불교계의 반응도 뜨거웠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광고사진을 올린 한 스님은 재가자로서 얼마든지 불교를 배우고,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구태여 재가승려라는 말을 사용한 의미를 알 수 없다. 교육을 진행한다는 주지스님의 종단이나 사찰, 이름도 밝히지 않고서 무슨 신뢰가 가겠는가?”라며 의문을 나타냈다.

또 다른 스님은 “20여 년 전 학인으로 수행할 때 봤던 광고가 부활했다며 오래전에도 동일한 사건이 있었다고 전했다. 스님은 당시엔 교육을 담당하는 사찰과 주지스님의 사진이 함께 실려서 광고가 됐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광고가 당시 불교계의 노력으로 사라졌으나 최근 평생교육과 통신교육이 인기를 끌면서 다시 부활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반 재가자들 사이에서도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불자는 포교사 자격 등은 각 종파에서 공인발급하고 있지만, 이 승려자격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 재가자는 재가자, 출가자는 출가자로 충분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의문을 풀고자 직접 해당단체에 무료상담을 받아봤다는 한 불자는 일시불로 교육비를 낼 경우 62000(한화 약 67만원)이라고 한다. 한 사람의 출가자가 되는데 참 저렴한 비용이라며 교육을 마친 후 수료증을 받고, 소위 승적증명서를 자택우편으로 받고선 스스로를 승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는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불교계에서 강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해당 통신교육을 진행하는 단체에서는 별다른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 단 과거에 동일한 사건이 있었던 만큼, 불교계의 대응에 따라 광고가 철회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