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행 스님, 7월 26일 대통령 오찬서 밝혀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대표 지도자들은 7월 26일 청와대 초정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가졌다. 사진은 오찬 장소로 이동하고 있는 원행 스님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제공= 청와대

일본의 경제 보복과 러시아 영공 침해 등 국가적 위기 상황 타개와 한반도 평화 안착을 위해 불교계가 마음을 모으기로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대표 지도자들은 726일 청와대 초정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가졌다. 이날 오찬은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과 사회 갈등을 풀 수 있는 지혜를 모으고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화쟁사상언급하며
국민통합 어려움 호소

구하 스님 선시 인용해
국민 믿고 의지당부
1만여 사찰 축원 통해
국난 극복에 일조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불교계 지도자와의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청와대

문 대통령은 불교의 화쟁사상을 언급하며 국민 통합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의 화쟁사상처럼 논쟁을 하더라도 결국 하나로 화합한다는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면서 국가 발전을 위한 방향에 대해 스님들께서 좋은 말씀을 해달라고 조언을 구했다.

또한 불교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불교와의 인연은 좀 있다. 해남 대흥사와 서울 진관동 석림사서 고시공부를 했다면서 한국인의 DNA에는 불교적 인생관이나 세계관이 배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산이 높아서 귀한 게 아니라 산에 나무가 있기 때문에 귀한 것이다. 사람이 부유해서 귀한 것이 아니라 덕이 있어서 귀하다(山高故不貴以有樹爲貴 人富而不貴以有德故爲貴)”라고 문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이는 불교 근대화와 독립운동에 힘썼던 통도사 구하 스님의 선시로 국민이 있기에 대통령이 귀하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국민을 믿고 의지하며 당당하면서도 담대하게 국난 극복을 위해 힘써 달라는 메시지도 담겼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대표 지도자들은 7월 26일 청와대 초정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가졌다. 사진제공=청와대

이와 함께 원행 스님은 현재 국가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불교계가 힘을 모을 것을 약속했다. 또한 일본이 경제 보복을 철회할 수 있도록 불교계 차원의 계획도 소개했다.

원행 스님은 전국 1만여 사찰에서 종파를 초월해서 81일부터 100일 동안 국가를 위한 기도를 올리도록 하겠다면서 홍파 스님을 단장으로 일본에 대표단을 보낼 계획이다. 이번 사태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계종에 따르면 81일부터 100일간 올리는 한반도 평화통일과 번영을 위한 불교도 축원은 갈등과 경쟁, 질시와 반목의 암울한 기운을 걷어내고 화합과 상생,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기도다. 화쟁으로 화해하고 한마음으로 민족공동체 정신을 회복을 기원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찬 말미 불교계 지도자들은 주요 현안인 문화재관람료 문제와 불교관련 국가법령 제개정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을 요청했다.

한편,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 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 대각종 총무원장 만청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원경 스님, 조계종 총무부장 금곡 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 등 13명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노영민 비서실장,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이 배석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대표 지도자들은 7월 26일 청와대 초정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가졌다. 사진은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원경 스님이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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