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 ‘화쟁사상’ 종합적 고찰 담다

원효 스님이 주창한 ‘화쟁사상(和諍思想)’은 극단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꼭 필요한 덕목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정작 ‘화쟁’이 어떤 구조로 이뤄졌으며,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김영일 동국대 연구교수가 발간한 〈화쟁사상〉은 원효 스님의 화쟁에 대한 종합설명서에 가깝다.

저자인 김영일 교수는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에서 〈원효의 화쟁논법 연구-화쟁의 실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에도 ‘원효와 지눌의 돈점관’, ‘도신과 원효의 수행관’ 등 꾸준히 원효를 탐구해온 논문들을 발표해 오고 있다.

원효는 화쟁사상에 대한 종합적 저술인 〈십문화쟁론〉을 총10장으로 구성했는데, 이를 오마주하듯 저자 역시 이 책을 총10장으로 서술하고 있다. 제1장은 이 책을 소개하는 ‘서론’에 해당하고, 제2장부터는 화쟁사상의 전반적인 모습을 설명하는 ‘화쟁총론’에 해당하며, 제6장부터는 구체적인 대상에 대해서 화쟁하는 ‘화쟁각론’으로 볼 수 있다.

‘제1장 화쟁론 서설’에서는, 선행연구부터 책에 대한 내용을 친절하게 요약하고 있다. 본문이 어려운 독자들은 서설을 먼저 읽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제2장 화쟁의 모습’에서는, 원효가 화쟁한 모습을 화쟁사례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으며며 ‘제3장 화쟁의 방법’에서는, 화쟁사례의 내용을 분석해서, 원효가 화쟁한 방법을 이끌어 내고 있다.

‘제4장 화쟁의 논거’에서는 화쟁사례의 분석을 통해서 원효가 화쟁에 사용하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며 ‘제5장 화쟁의 연원’에서는 원효가 제설을 화쟁하는데 바탕이 되었던 사상적인 근거를 탐구하고 있다.

각론에 해당하는 ‘제6장 공유화쟁론’에서는 중관사상과 유식사상이 ‘이 세상의 참모습은 공(空)인가, 유(有)인가’라는 주제로 논쟁한 것을 다루며, ‘제7장 불성화쟁론’에서는 유식사상과 여래장사상이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은 일부의 중생인가, 모든 중생인가?’에 대해서 논쟁한 것을 분석한다.

‘제8장 불신화쟁론’은 불신(佛身)에 대해서 다른 견해를 가진 논쟁을 분석하며 ‘제9장 정토화쟁론’에서는 미타정토경전이나 미륵정토경전에 담긴 논쟁을 다루고 있다.

‘제10장 종교화쟁론’에서는 종교간 논쟁에 대해 분석한다. 원효의 종교화쟁론에 대해 저자는 “종교포괄주의적 아이디어와 종교다원주의적 아이디어가 ‘동시에’ 성립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화쟁을 총론·각론적으로 분석한 저자는 화쟁사상이 현대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임을 강조한다.

김영일 교수는 “1300여 년 전 한반도에서 설한 원효 성사의 한마디 한마디가 오늘날 글로벌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면서 “원효 성사의 화쟁사상은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전체와 부분이 진정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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