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특집] 내가 만난 광우 스님- 미산 스님
[추모특집] 내가 만난 광우 스님- 미산 스님
  • 미산 스님(상도선원 선원장)
  • 승인 2019.07.2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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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자비의 法雨 내려주십시오
미산 스님(상도선원 선원장, 카이스트 교수)
미산 스님(상도선원 선원장)

광우(光雨)스님.

현대 한국불교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큰 원력을 가지셨던 어른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법당 불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재를 키우는 불사입니다.”라는 스님의 말씀이 귓가에 쟁쟁합니다.

1980년대 초 제가 동국대 선학과에 다닐 때 매주 마다 스님을 뵐 수 있는 인연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정각사에서 주는 수석 장학금을 받은 것을 계기로 청년법회 지도법사를 맡게 되었습니다. 법회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셨다가 따뜻한 점심 공양을 함께 하시곤 했습니다.

때로는 현대불교학의 석학 뇌허 김동화 박사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기 위한 모임에 일부러 저를 참석하도록 하셨습니다. 그 모임에서 저명한 현대 학승과 불교학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체계적인 불교학을 해야겠다는 원력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한국사회와 불교계에는 개혁을 열망하는 대중들이 연일 대규모 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종단 개혁을 외치며 단식 농성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 결과 위장병으로 몸이 몹시 쇠약해진 상태였습니다. 스님께서 정성스레 돌보아주신 덕분에 건강을 회복하여 학업에 열중할 수 있었습니다.

불교 개혁은 외적인 행동으로 하는 방법도 있지만 인재를 키우고 보살피는 일을 통한 내적 개혁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돌이켜 보면 스님의 따스한 보살핌으로 영국에 유학할 용기를 갖게 되었고, 학업을 잘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광우 스님. 지금 한국불교의 교육 인재 불사의 현실을 생각해 보면 스님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스님께서 저희 곁을 떠나시는 이 시점에 세상은 더욱 숨 가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게 될 최첨단 디지털 문명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큽니다. 인공지능, 로봇, 가상·증강 현실, 빅데이터 등 기존의 상식과 종교의 교의를 뛰어넘는 불확실성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진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 보여 줄 수 있는 탁월한 인재가 절실히 요청됩니다.

스님께서는 평생 <법화경>을 신수봉행(信受奉行)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법을 설하신 진정한 의도는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으로 일체중생의 행복과 이익을 위해 부처님의 지견(知見)을 열어 보여 깨달아 들어가게(開示悟入)하려는 원력에 있다고 <법화경>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스님, 다시 이 세상에 돌아오시어 맑고 향기로운 지혜와 따스하고 훈훈한 자비의 법우(法雨) 내려주십시오. 스님의 법화행화(法華行化)가 정말로 필요한 때입니다. 천동굉지(天童宏智) 선사의 선시(禪詩)를 삼가 영전에 분향하고 올립니다.

자비방편사(慈悲方便事) 자비심 가득한 방편 교화가
촉처유공부(觸處有工夫) 닿는 경계마다 공부로 피어나고
응변수성색(應變隨聲色) 소리와 형상 따라 응하여 변화하니

단단반주주(團團盤走珠) 둥근 쟁반 위에 구슬 알알이 구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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