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불자 위상 진작

명성 스님

 

태허당 광우 큰스님, 평생 지혜와 자비를 베푸시고, 후학들에게 사표가 되신 스님께서 이렇게 홀연히 열반에 드시니, 각별한 인연을 가졌던 저는 그저 아득하고 황망할 따름입니다.

스님께서는 저보다 대여섯 살이나 연배이시면서도 언제나 도반으로, 단짝으로 대하시며 어려운 일을 상의하시는 등 격의 없이 대해주셨습니다.

평생 크게 의지했던 선배이자 도반이셨던 스님께서 이렇게 훌쩍 떠나가시니, 항상 비구니가 가야 할 길과 갖춰야 할 자세를 알려주셨던 큰 스승의 부재를 후학들은 이제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광우스님, 생전 스님께서는 늘 현대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자비행이 필요한 시대라며 비구와 비구니가 수레의 두 바퀴처럼 같이 굴러가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비구든 비구니든 출가자로서의 수행과 전법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며 비구니와 여성불자들의 위상을 크게 진작시키셨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스님께서 열반적정의 크나큰 가르침을 온몸으로 보여주시는 대법석이기도 합니다. 이에 저희 후학들은 이 자리를 평소 스님께서 강조하고 가르쳐왔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스님의 거룩한 행적이 곳곳에 배어있는 이곳 망월산 자락 정각사는 우리시대 걸출한 비구니 대 스승을 배출한 신흥성지로 거듭날 것입니다.

태허당 광우 큰스님. 지금 이 순간 스님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온화한 미소와 부드러운 음성, 미혹을 물러나게 하는 천둥 같은 가르침, 관음의 화현이라고 해야 마땅할 보살행 등 스님의 일생을 통해 경영해보이신 삶의 모습이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스님, 너무 오래 열반락에 머물지는 마십시오, 저희들 곁으로 원생으로 돌아오셔서 아직은 부족함이 많은 후학과 중생들에게 다시금 복혜의 대 법비를 내려 주십시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